[b11 현장] 이근호의 간절한 한마디, "그냥 축구가 너무 하고 싶어요"

조남기 기자 2023. 2. 8. 08: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베스트 일레븐=서귀포)

다시 비상하려는 이근호가 최적의 클럽을 만났다. 안산 그리너스(안산)다. 이근호는 안산에서 그간 못한 '축구'를 마음껏 해보려는 생각으로 가득하다.

지난 6일,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서귀포칼호텔에서 2023 K리그 동계 전지훈련 5차 미디어캠프가 열렸다. 오후 4시부터는 임종헌 안산 감독 및 안산 선수단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번 시즌 팀에서 기대를 받는 이근호도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근호는 포항 스틸러스에서 이름을 알렸고, 전북 현대나 제주 유나이티드 같은 K리그에서 내로라하는 팀들을 거쳤다. 그러나 반복되는 부상으로 피치를 떠난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졌다. 그래서 안산은 이근호에게 소중한 보금자리다. 이근호는 경기장을 다시 밟는 순간만을 기대한다.

Q. 2023년 잘 준비가 되어가고 있나요?

"급하게 하진 않는다. 일단 오래 쉬었기 때문에, 몸을 끌어올리는 위주로 열심히 준비한다. 요새는 연습 경기도 45분씩 뛴다. 뛰면 뛸수록, 90분을 뛸 만한 체력을 올릴 수 있을 거다. 크게 무리가 없다면, 개막전부터도 바로 출전이 가능할 거 같다."

Q. 안산 이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고민이 많았을 거 같다.

"일단 작년에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었다. 재활만 하고 있었는데, 임종헌 안산 감독님께서 나를 원한다고 하시더라. 아직 복귀도 하지 않은 나에게 그렇게 말을 해준다는 게 감사했다. 가장 힘들 때 손을 내밀어 주셨다."

"보니까 2021년 4월이 내가 뛴 마지막 경기였더라. 김천 상무에서 뛰고 다쳤다. 이후 두 시즌을 날렸다. 빨리 복귀하고 싶은 마음에 재활 스피드를 올리기도 했는데, 그래서 또 부상이 찾아온 거 같다. 그때 천천히 준비했으면 안전하게 갔을 텐데… 마음이 급했다.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점점 괜찮아지기도 했다. 안산에서 재밌게 훈련을 하고, 감독님도 배려를 해주시니,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있다."

Q. 부상 트라우마는 잘 털어내긴 했을까?

"트라우마가 굉장히 심하긴 했다. 신경이 공이 아니라 무릎에 가 있더라. 이 동작을 했을 때 무릎에 무리가 가진 않을까, 그러곤 했다. 그런데 임종헌 감독님은 훈련도 하기 전에 곧장 연습 경기를 시키시더라. 가서 그냥 뛰고 나오라고. 그렇게 하다보니까 또 되더라. 축구에 집중하니 아픈 걸 점점 까먹었다. 트라우마도 자연스럽게 없어지고 있다."
 

Q. 거쳤던 클럽이 좋은 만큼, 팀에서 기대를 받는다. 임종헌 감독도 이근호에게 기대감을 품고 있다.

"그런 얘기를 주변에서 많이 하신다. 그런데 그런 것보다는, 나는 그냥 축구가 너무 하고 싶다. 경기장에 들어가서 뛰고 싶다. 간절하게 준비를 할 뿐이다."

Q. 축구가 너무 하고 싶다, 그 말에서 간절함이 와 닿는다.

"다쳤을 때 축구를 거의 안 봤다. 축구를 보면 축구가 하고 싶으니까. 이젠 밀렸던 축구를 다시 보고 있다. K리그는 물론 해외리그까지."

"요새는 운동에 필요한 거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오전에 밥 먹고 운동을 하면, 오후에는 치료와 마사지를 한다. 그런 시간을 두 달 정도 보냈다. 개인 시간은 거의 없었다. 그 정도로 축구에만 전념한다. 축구를 잘하기 위해서, 모든 초점을 축구에 맞추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휴가도 별로 가고 싶지 않다."

Q. 어려운 시간 속에서 나를 스스로 다잡았던 방법은?

"부모님이 많이 속상해하셨다. 슬퍼하셨다. 내색은 안 하시는 데, 특히 어머님은 많이 우신 거 같다.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내가 여기서 독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는 축구를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준비했다."

Q. 임종헌 감독이 이근호가 '한국에서 보기 드문 유형' 공격수라고 극찬했다.

"감독님을 실제로 뵌 지는 2달 정도 된 거 같은데, 2달 사이에 거의 아버지 같은 느낌이 됐다. 유대 관계가 깊어졌다. 날 아껴주신다. 그래서 나도 감독님이 말씀하시는 거는 여간해선 다 해드리고 싶다. 솔직히 감독님을 위해 뛰는 것도 있다. 사실 내가 뛰는 스트라이커 자리, 외국인 선수가 와서 채울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님은 부상당한 선수를 쓰려고 하신다. 쉬운 게 아닐 텐데, 믿어주신 거다. 나는 이제 보답을 해야 한다. 감독님을 위해 팀에 더더욱 헌신하고 싶다."

Q. 그렇다면 이번 시즌 개인적 목표는 어느 정도가 될까?

"원래는 출전 시간을 최대한 늘려보자, 이게 목표였다. 그런데 감독님과 미팅도 많이 하고, 점차 게임도 뛰기 시작하니 욕심이 생기더라. 골도 많이, 도움도 많이 하고 싶다. 공격포인트 20개가 목표다. 꾸준히 경기를 뛴다면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연계형이라 어시스트도 많이 할 수 있다."

Q. 복귀해서 골을 넣으면 어떤 느낌일까?

"아직 상상을 안 해봤는데, 마음이 뭉클해질 거 같다. 이후로는 10골은 더 넣어야 한다. 그러면 재기에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축구 미디어 국가대표 - 베스트 일레븐 & 베스트 일레븐 닷컴
저작권자 ⓒ(주)베스트 일레븐.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www.besteleven.com

Copyright © 베스트일레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