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향' 윤시윤의 속마음 "덜 미안하고 싶어요" [인터뷰]

정한별 2023. 2. 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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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시윤,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로 스크린 복귀
설인아 향한 극찬 "정말 어른스러워"
윤시윤이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콘텐츠존 제공

'좋은 건 내가 다 누리는구나. 미안함을 덜 느끼고 싶다.'

그간 배우 윤시윤이 주인공이라는 이름으로 받던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했던 생각이다. 웃고 있어도 마음은 개운치 못했다. 윤시윤이 그동안 펼쳐왔던 활약을 돌이켜보면 지나친 겸손이지만 이러한 자기반성은 그를 더욱 성장하게 만들었다.

윤시윤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영화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는 일도 연애도 마음 같지 않은 창수(윤시윤)와 모든 걸 가졌지만 연애는 쉽지 않은 아라(설인아) 앞에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향수가 등장하며 펼쳐지는 로맨스를 그렸다.


설인아·김수미와의 호흡

윤시윤이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의 촬영 현장을 떠올렸다. 콘텐츠존 제공

윤시윤과 설인아의 케미스트리는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를 빛나게 만들었다. 윤시윤은 설인아에 대해 "정말 어른스럽다. 배우로서 잘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설인아가 열 살 어리지만 나이 차가 느껴지지 않았다고도 했다. 윤시윤은 촬영 당시 설인아에게 "실제로 연애한다고 생각하고 연기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연스러운 호흡 속에서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 속 두 사람은 현실 연인 같은 케미스트리를 보여줬다.

작품에서는 윤시윤과 김수미의 호흡도 돋보인다. 윤시윤은 "김수미 선생님께서 임플란트를 4, 5일 전에 교체하셔야 했는데 장면을 위해서 끼지 않은 채 연기하셨다"고 했다. 윤시윤이 바라본 김수미는 의자에서 쉬다가도 촬영이 시작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열정을 가득 담아 연기하는 배우였다. 김수미와의 뽀뽀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윤시윤은 "호흡을 맞출 게 없었다. 난 가만히 있으면 됐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윤시윤이 생각하는 진짜 사랑

윤시윤이 사랑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콘텐츠존 제공

윤시윤이 생각하는 '진정한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친애하는 판사님께' 감독이 자신에게 해줬던 말을 떠올렸다. 윤시윤은 "연애는 설렘이고 결혼은 안도감이라고 하셨는데 그 얘기가 참 좋았다. 만만해서가 아니라 그냥 안심되는 사람이 있지 않나. 나도 그런 사람이고 싶다"고 했다. 타인에게 좋은 이웃, 친구가 돼 주고 싶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팬들은 맹목적인 사랑을 주는 존재들이다. 윤시윤은 "사람들이 좋게 보려면 끝까지 좋게 보고 안 좋게 보려면 끝까지 나쁘게 본다. 누군가가 날 좋아해 준다는 건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그분들이 날 좋게 보려고 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사랑해 주는 이들의 응원에 큰 힘을 얻는 배우다.


사랑 앞에서 고장나는 윤시윤

윤시윤이 자신의 연애 스타일을 언급했다. 콘텐츠존 제공

윤시윤의 실제 연애 스타일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지붕 뚫고 하이킥'의 준혁 학생 캐릭터가 자신과 닮아 있단다. "용기 내서 다가가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다 앞에 가면 고장 난다"는 게 윤시윤이 생각하는 그와 준혁 학생의 공통점이다. 40세 넘은 형들은 윤시윤에게 "지금이야 재밌지. 조금 있으면 놀 사람 없어진다"고 말하곤 한다.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 속 향수가 실제로 있다면 윤시윤은 사용하는 쪽을 선택할까. 그는 "그간의 경험으로 봤을 때 난 (사랑에 빠지면) 엄청난 겁쟁이가 돼 버릴 거다. 쓰면 안 되는데 과용할 것 같다. 맨날 뿌리고 용량을 확인할 듯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작품 안의 향수를 신데렐라의 유리구두에 비유했다. 사랑으로 가는 복잡한 과정을 뛰어넘게 만드는 특별한 물건이기 때문이다.


윤시윤의 마음가짐

윤시윤이 연기를 향한 열정을 내비쳤다. 콘텐츠존 제공

윤시윤이 생각하는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는 가볍게 볼 수 있는 달콤한 작품이다. 부담 없는 이야기는 그가 이 영화에 끌린 이유이기도 하다. 윤시윤은 "장르물에 도전하거나 깊은 감정 연기를 할 기회를 받곤 했다. 중간중간 가벼운 소재와 연기에 많이 임하려 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주길 원하며 사랑 앞에서 고장 나지 않는 캐릭터를 소화하고 싶다고도 했다.

이러한 윤시윤은 미안함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그는 "주인공으로서 책임은 다하지 못했는데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니 '좋은 건 내가 다 누리는구나' 싶다. 덜 미안하고 싶다는 마음이 항상 있다. 항상 그런 듯하다"고 말했다. 윤시윤의 겸손함이 돋보이는 지점이었다. 일찍이 연기력을 인정받은 윤시윤은 자신과의 싸움에서도 이기고 더욱 당당한 배우로 우뚝 설 전망이다. "노력한 만큼만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는 그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연기자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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