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종 공개저격 했지만"…이수만 없는 SM, 의미있는 성장통[SC초점]

백지은 2023. 2. 8. 07: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이 변화를 위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SM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는 3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독점 프로듀싱 체계에서 벗어나 5개 제작 센터와 내외부 레이블이 독립적으로 음악을 생산하는 멀티 프로듀싱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수만은 SM의 설립자이자 총괄 프로듀서로 대한민국 음반 시장을 새롭게 정의한 인물이다. H.O.T 신화 S.E.S 등 1세대 아이돌 그룹을 제작, 대한민국 가요계를 아이돌 장으로 개편했고 동방신기 보아 등의 해외 진출을 이끌며 K팝을 개척했다. 또 슈퍼주니어 에프엑스 등 중국인 멤버를 가장 먼저 발탁해 한류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2010년대에는 엑소를 데뷔시키면서 현재 아이돌 그룹의 근간인 세계관 문화를 처음으로 도입하고, 2021년에는 에스파로 메타버스 세계의 시작을 알리는 등 트렌드를 주도했다.

그러나 이수만의 프로듀싱 능력과 별개로 주주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SM 연간 영업이익의 최대 46%를 이수만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라이크 기획이 가져가면서 주주들보다 이수만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물론 이런 경영 구조가 드문 것은 아니지만 이수만은 SM 지분의 18.46%만 갖고 있고 우호지분을 포함해도 20%가 안되는 상황이라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SM은 상장사인 만큼 이러한 주주들의 불만을 언제까지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특히 얼라인이 적극적인 주주제안에 나서면서 이수만도 지난해 9월 프로듀싱 계약 조기 종료를 통보했다. 훌륭한 후배 프로듀서들에 대한 확신을 갖게된 현 상황에서 물러나라는 소액 주주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이 대주주로서의 도리라는 의견을 강력 피력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수만이 SM의 상징적인 존재였던데다 경영권을 둘러싼 일련의 갈등 직후 물러나는 모양새가 되면서 그의 퇴진을 두고 잡음도 일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김민종의 SM 공개저격 사건이다. 김민종은 5일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는 선생님(이수만)과의 모든 대화를 두절하고 내부와는 어떤 상의도 없이 일방적인 발표와 작별을 고했다. 정기적 연봉 협상 시기보다 훨씬 앞선 현 시점에 갑자기 선생님의 비서실만을 제외한 전 직원에게 연봉 인상안을 내놓은 이유가 무엇이겠느냐. 이 모든 일들은 SM과 주주들의 장기적인 이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SM 아티스트 활동에는 선생님의 프로듀싱과 감각적 역량이 꼭 필요하다"라고 분개했다.

반면 SM 내부에서는 변화를 지지하는 분위기다. 블라인드에는 '과거의 영광에 취해있지 말고 정신 바짝 차립시다' '무의미한 내부 총질 그만하고 합심해서 스스로 자부심 느낄 수 있는 회사 만듭시다' '이전까지는 실패를 선생님에게 뒤집어 씌우면 됐는데 오히려 대표들이 시험대에 선 것 아닌가'라는 등의 글이 넘쳐나고 있다.

주주들도 SM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각 증권사들은 SM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밝히고 목표 주가를 상향했다. "SM 3.0 전략 공개를 통해 거버넌스 개선 방향과 IP 수익화 가능성을 믿을 수 있게돼 경쟁 기업과 동일한 수준으로 적정 밸류에이션을 상향했다", "프로듀싱 체계화, 의사결정 가속화로 사업의 진척 속도가 빨라지고 실적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등의 리포트가 나오고 있다. 주가 또한 전날보다 500원 상승한 9만 1500원(6일 기준)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도 SM의 변신에 주목하고 있다. SM이 발표한 'SM 3.0'의 골자는 멀티 제작센터와 레이블 체계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이는 몸집이 커진 K팝 시장에서 변화와 흐름, 속도에 맞춰가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실제로 경쟁사인 하이브는 빅히트뮤직(방탄소년단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어도어(뉴진스) 빌리프랩(엔하이픈) 플레디스(세븐틴) 쏘스뮤직(르세라핌) 위버스컴퍼니 하이브아메리카(이타카홀딩스) 등의 멀티 레이블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도 이와 유사한 개념인 '본부' 시스템을 도입했다. 1본부(2PM 스트레이키즈) 2본부(ITZY) 3본부(박진영 트와이스) 4본부(엔믹스) 스튜디오 제이 본부(데이식스) 등 본부별로 아티스트를 관리하며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SM 또한 이런 시스템으로 조직 개편을 감행, 평균 3.5년에 1팀을 데뷔시키는데 그쳤던 IP 데뷔 주기를 1년에 2팀 이상으로 확대하고 아티스트들의 활동 또한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연 40개 이상의 음반을 발매한다는 계획이다.

IP 성과를 높이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SM의 야심찬 각오가 K팝 산업에 또 어떤 변화를 몰고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