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발언 후 환호한 뉴욕증시…‘마소와 엔비디아’ 빅테크·반도체 급등 [월가월부]

김인오 특파원(mery@mk.co.kr) 입력 2023. 2. 8. 06:54 수정 2023. 2. 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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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파월 “금리 또 올리겠지만
디스인플레 언급 안할 수 없어”
AI로봇 투자열기에 매수 몰려
엔비디아 5%, 구글·마소 4%
미국 주요 국채·달러 값은 하락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오른쪽)이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창업자와 대담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클럽>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공개 발언을 한 날, 뉴욕증시가 상승 마감했습니다. 7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기준) 주요 주가지수는 개장 초반 혼조세를 보이다가 파월 의장 발언을 전후해 매도세가 나왔지만 장 후반부에 매수세가 밀려드면서 빠르게 반등했습니다. 다만 연준 인사들이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는 것)을 언급하면서도 시장의 낙관론을 경계하면서 긴축 작업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만 합니다.
7일 나스닥 빅테크 주가
지수 상승폭이 큰 순서대로 보면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와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각각 3.12%, 1.90% 올라섰습니다. 대형주 중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각각 1.29%, 0.78% 상승했습니다.

개별 종목을 보면 인공지능(AI)·로봇 투자 열기를 타고 나스닥 빅테크 종목 주가가 하루 만에 4~5% 뛰었습니다. 대표적인 관련주인 엔비디아(NVDA ↑5.14%)와 알파벳(GOOGL ↑4.16%),마이크로소프트(↑4.20%) 상승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전날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블로그를 통해 “우리는 바드(BARD)로 불리는 대화 응용 프로그램용 언어 모델(LaMDA) 기반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고 밝혀 투자 열기에 불을 지핀 바 있습니다.

7일 온세미컨덕터 주가
이밖에 AI와 데이터센터 등 첨단 반도체 부문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어드밴스트마이크로시스디바이스(AMD ↑2.66%) 주가와 온세미컨덕터(ON ↑6.38%) 주가도 올랐습니다. 온 세미컨덕터는 유튜브 월가월부 채널 ‘미국주식다이어리(미주다)’를 통해 실적 발표 전 소개 드린 차량용 반도체 기업입니다.

특히 온세미컨덕터는 6일 발표한 분기 실적이 월가 예상치를 넘어섰다는 점, 오는 2025년 12월까지 총 30억달러 규모 자사주 환매를 발표했다는 점을 주가 급등 배경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온세미컨덕터는 ‘실리콘밸리의 뿌리’ 격인 페어차일드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차량용·아날로그 반도체 기업입니다. 전기차 시대 수혜주로도 꼽힙니다. 지난해 엔비디아와 AMD, 인텔 등 주요 반도체 주가가 50% 급락한 점과 달리 낙폭이 8% 에 그친 바 있습니다.

이날 오후 뉴욕증시 장 중에는 파월 연준 의장이 워싱턴DC 이코노믹클럽 대담에 나섰습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율을 2%로 낮춰야 한다면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고 양적긴축(QT)도 이어간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시장은 긴축 정책 동결을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파월 의장은 발언 후반부에 “지난 1월 일자리 보고서 내용을 보면 고용이 예상보다 더 강력했다”면서 “고용이 생각보다 더 강건하면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다만 그는 고용 열기와 관련해 “연준은 실업률이나 고용보다는 물가를 보고 정책을 결정한다”면서 “인플레이션(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이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 상당부분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자리 시장 열기에도 불구하고 임금·물가 상승세가 둔화된다면 연준이 굳이 금리 인상을 고집하지 않을 것이라는 풀이가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해석이 엇갈렸습니다.

이밖에 파월 의장은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는 것)라는 언급을 굳이 안 쓸 필요는 없다”면서 “상품 부분을 중심으로 디스인플레 초기 단계에 들어섰고 서비스 부문에서는 주택 서비스 물가 상승세가 올해 하반기 둔화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양적 긴축(QT)과 관련해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재투자 하지 않는 식으로 소극적으로 진행 중이며 중단 시점은 아직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분간 QT 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의미이지만 작년에는 QT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력하게 언급해온 점을 고려할 때 ‘소극적으로 진행 중’이라는 이번 발언에는 온도차가 있습니다.

파월 의장이 당분간 긴축 정책을 이어가겠다고는 했지만 전문가들은 실물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의견을 하나 둘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얀 하츠우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12개월 안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기존 35%에서 25%로 낮춘다”고 밝혔습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 주 발표된 미국 1월 일자리 보고서에 대해 “실업률이 50여년 만에 최저치이며 경기 침체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3일 나온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1월 미국 내 새 일자리는 시장 전망치의 3배에 가까운 51만7000개 늘었고, 실업률은 1969년5월 이후 최저치인 3.4% 를 가리킨 바 있습니다.

한편 채권 시장에서는 미국 주요 국채 가격이 연일 하락하면서 수익률이 다시 올라섰습니다. 대표적인 단기물인 3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과 같은 4.71% 였지만 기준 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bp오른 4.47%, ‘시중 장기 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bp오른 3.67%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같은 날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 가치가 하락했습니다. 6대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후 4시 41분 기준 0.25% 내려간 103.36 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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