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유식 450종, 새벽배송으로 4년만에 매출 20배”…이진영 순수본 대표

배동주 기자 입력 2023. 2. 8. 06:13 수정 2023. 2. 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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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감소에도 이유식 매출 5억->100억 증가
신공장 증설…직배송 실험도
간편식 포함 매출 300억... “3년 내 1000억 목표”

유동식 전문기업 순수본은 이유식 시장의 신흥 강자로 꼽힌다.

죽 전문점 ‘본죽’을 운영하는 본아이에프의 자회사로 2017년 본격 사업을 시작해 현재 이유식 시장을 이끄는 대표 기업으로 올라섰다. 2018년 약 5억원에 불과했던 이유식 매출은 지난해 100억원대로 늘었다.

순수본의 성장은 시장을 역행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2021년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은 0.81명, 26만명의 아이가 태어났다. 이유식 신(新) 수요층이 연 기준 26만명에 그친다는 의미다. 2020년 출생아 수 27만명과 비교해도 1만명이 줄었지만, 같은 기간 순수본의 매출은 25%가량 증가했다.

이진영 순수본 대표는 “줄어드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든 것을 고객 관점에서 봤다”면서 “엄마들이 먼저 찾는 이유식을 만들려 한 노력이 통했다”고 말했다.

올해 새벽배송 확대는 물론 간편식 직접 생산까지 정한 이 대표를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 본사에서 만났다.

이진영 순수본 대표이사.

순수본에 따르면 지난해 순수본의 이유식 사업 매출은 100억원을 넘어섰다. 2019년 이 대표 취임 당시만 해도 31억원이었던 매출은 2020년 65억원, 2021년 82억원으로 꾸준히 늘었고, 취임 2년차인 2020년에는 흑자전환도 이뤘다. 간편식 포함 전체 매출은 300억원이 됐다.

본아이에프에서 마케팅팀장을 역임, 온라인특판본부 본부장까지 맡았던 그는 고객 구매 수요 조사를 바탕으로 ‘다품종 소량생산’이란 방안을 정했다. 이유식을 직접 만들다가 동일 메뉴의 반복, 제조의 번거로움을 경험한 끝에 결국 이유식 구매를 정한다는 결과에 바탕했다.

이후 순수본은 꾸준히 이유식 메뉴를 늘렸다. 2019년 228종에 불과했던 메뉴는 현재 450여종이 됐다. 아이들이 잘 먹는 이유식을 만들기 위해 이유식에 과일즙을 첨가하기도 했고, 엄마들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한우 함량도 늘렸다.

이 대표는 “일일 2회치 이유식을 기준으로 순수본 선택 시 한달 내내 새로운 메뉴를 이용할 수 있다”면서 “엄마들이 출근 전 이유식을 받아 내용물을 확인하고 싶어한다는 점에 착안해 배송 대행업체와 손잡고 이유식 새벽배송을 진행한 것도 매출 확대에 주효했다”고 말했다.

다품종 소량생산의 고비용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서 공정 효율 개선 연구 및 지속 투자도 진행했다. 예컨대 이유식 시작 시기에 따라 달리 손질·제조되는 식재료 공정을 효율화하는 동시에 투입 비용 대비 효과를 일일이 계산하는 방식으로 제조 공장 내 설비 투자를 진행했다.

이 대표는 “품질은 그대로 두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진행한 공정 효율화는 마치 고차 방정식을 푸는 일 같았다”면서 “가령 오래 익혀야 하는 당근의 손질 시기, 투입 시기를 정하는 일만 해도 한참의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은 제조 원가의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진영 순수본 대표이사.

순수본은 최근 이유식 제조 노하우에 기반한 간편식 확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동안 본죽이 쌓아온 건강 이미지를 활용해 추진한 간편죽과 장조림 등 가정간편식 사업의 성장도 이유식 사업 못지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간편식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작년 7월에는 순수본만의 새로운 가정간편식 ‘느리게만든’을 새로 내놓기도 했다. 시래기, 고구마순 등 사먹기 쉽지 않고 직접 하려 해도 손이 많이 가는 음식들로 구성된 ‘돼지고기 된장들깨 시래기찜’은 ‘2022 대한민국 푸드앤푸드테크대상’ 베스트에 뽑혔다.

이 대표는 “이유식 사업에서 소품종 대량생산 대신 다품종 소량생산을 택하는 등 우리만 할 수 있는 차별화를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면서 “느리게만든 역시 국·탕·찌개 등 일반적인 간편식 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차별화된 간편식을 선보이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순수본은 당장 이유식 제조공장이 있는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내 유휴부지에 1만250㎡(약 3100평) 규모 신공장 건설안도 확정했다. 즉석죽, 장조림 직접 생산을 시작으로 향후 고령화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환자식·노인식 등 케어푸드로의 확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배송에서의 변화도 꾀하고 나섰다. 지난해 말 ‘드림배송’이란 이름의 직접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순수본이 직고용한 배송직원이 직접 전날 오전 만든 이유식을 새벽 문 앞에 배송하는 것으로 경기도 수원과 제조공장이 있는 전북 익산시, 인근 전주시 등을 정했다.

이 대표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가장 정확하게 배달하기 위해서 직접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면서 “향후 이유식 외 간편식 배송으로도 넓힐 계획으로, 3년 내에 1000억원 매출 및 이유식 부문에서 업계 1위가 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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