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재의 새록새록] 비오리의 생동감 넘치는 '먹방쇼'…10초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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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호인 강원 강릉시 경포호 하류에 겨울철새 비오리 군단이 운집해 있다.
요즘 이곳은 요란한 비오리의 사냥으로 시끌시끌하다.
반만년 자연사 박물관인 '석호' 경포호 탐조에서 비오리 사냥은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기도 하다.
지난 수천 년 동안 바다와 민물이 공존하며 다양한 생물들을 키워내는 자연생태계의 인큐베이터인 석호 경포호가 요즘 겨울철새 비오리들을 품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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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석호인 강원 강릉시 경포호 하류에 겨울철새 비오리 군단이 운집해 있다.
요즘 이곳은 요란한 비오리의 사냥으로 시끌시끌하다.
이곳은 호숫물이 바다로 빠져나가는 곳으로 숭어, 황어 등 각종 물고기가 바다에서 경포호로 올라오는 곳이다.
20여 마리의 비오리가 드넓은 호수에서 쉬다가 출출해질 때면 이곳에 와서 진을 치고 먹잇감을 기다린다.
드넓은 호수에서 물고기를 쫓아다니며 잡는 것보다 물고기들이 호수로 올라가는 유일한 통로에서 길목을 지키는 수법을 터득한 것이다.
이곳 하류는 폭도 50m 정도로 비교적 좁아 적은 힘을 들이고도 더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생산성이 매우 높은 곳이다.
비오리의 사냥은 감탄을 자아낼 만큼 스펙터클하다.
사냥 장면을 보고 있으면 엄청난 크기의 물고기를 잡는 실력에 입이 쩍 벌어지고 이를 삼키는 식탐에 또다시 입이 벌어진다.
잠수성 오리인 비오리는 무리를 지어 물 위를 줄지어 떠다니면서도 쉴 새 없이 머리를 물속에 넣고 그곳 상황을 살핀다.
그러다 물고기를 발견하거나 만나면 빠른 속도로 잠수해 물고기를 쫓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쏜살같이 사냥감을 낚아채 물 밖으로 솟구친다.
팔뚝만 한 엄청난 크기의 물고기라도 물고 나오면 주변의 비오리가 일제히 이를 빼앗기 위해 쫓고 쫓기는 추격전으로 이어져 시끌벅적한 먹이다툼이 벌어진다.
비오리는 부리 안쪽이 날카로운 톱니처럼 돼 있지만, 미처 삼키지 못한 물고기를 물고 달아나다 가끔은 놓치기도 한다.
이럴 때는 물고기를 찾아 이를 먼저 먹으려고 달려드는 비오리들로 아수라장이 되고 또다시 추격전이 벌어져 온 동네가 시끄럽다. 거기에 가끔은 갈매기나 왜가리, 백로도 비오리가 잡은 물고기를 노리고 먹이다툼에 끼어들기도 한다. 순식간에 벌어지는 일은 물고기를 최후까지 사수한 비오리가 물고기를 목구멍 깊숙이 삼키고 힘찬 날갯짓을 해야 끝난다.
물고기를 잡아서 삼키기까지 대개 10∼20초 정도지만 한순간도 놓치기 어려울 정도로 생동감이 넘친다.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 최신 카메라도 초점을 따라가기 힘들 정도다.
그러나 작은 크기의 물고기는 물 밖으로 나오면서 이미 비오리의 배에 들어간 경우가 많아 다툼은 짧고 싱겁게 끝난다.
비오리는 기막힌 물고기 사냥꾼이지만 사냥 성공률은 별로 높지 않다.
그래서인지 쉬지 않을 때면 끊임없이 머리를 물속에 넣고 그곳 물고기 상황을 감시하는 행동을 끊임없이 반복해야 한다.
반만년 자연사 박물관인 '석호' 경포호 탐조에서 비오리 사냥은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기도 하다.
지난 수천 년 동안 바다와 민물이 공존하며 다양한 생물들을 키워내는 자연생태계의 인큐베이터인 석호 경포호가 요즘 겨울철새 비오리들을 품어 내고 있다.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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