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20분만 타보면 누구나 반한다…압도적 퍼포먼스에 압도 당했네 [시승기]

이유섭 기자(leeyusup@mk.co.kr) 입력 2023. 2. 8.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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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XC90 타보니
힘과 부드러움의 완벽한 조화
차 무게 늘었지만 승차감 일정
가속·정차때 투박함 안 느껴져
XC90
“자동차에 대해 이야기 할 때 ‘퍼포먼스’라는 말이 자주 나와. 근데 난 그 단어 쓰는 게 건방져 보였어. 그냥 ‘차 성능이 좋다’라든지 ‘차가 잘 나간다’고 하면 되는 거 아냐? 왜 굳이 퍼포먼스란 말을 써야 해? 근데 내가 고급 해외 브랜드인 회사차를 운전할 일이 있었어. 그리고 깨달았지. 가속 페달을 밟다가 ‘아 여기까지 인가’라는 생각이 들려는 그 순간 한 단계 더 앞으로 나아가는 힘.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퍼포먼스’ 밖에 없다는 사실을 말이야.”

한때 특별한 이유 없이 외제차·외래어에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는 자동차 업계 관계자가 해준 이야기다.

그의 이야기를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실제 체감할 기회는 없었다. 몇 차례 안 됐지만, 이름 있는 수입차를 시승할 때도 그의 퍼포먼스 이야기가 떠오른 적은 없었다.

그러다 볼보의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XC90’을 시승하게 됐다. 첫 번째 주행은 서울 시내에서 20분이 안 되는 짧은 거리였다. 하지만 자동차 퍼포먼스란 단어를 이해하는 데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XC90은 힘과 부드러움이 완벽하게 조화된 주행 능력을 보여주는 차였다.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나 멈춰서는 움직임 어디에도 투박함이 묻어있질 않았다. 해당 차량에는 B6 엔진이 탑재돼 있는데, 이는 볼보의 글로벌 전동화 전략에 따라 기존 T6 엔진을 대체하는 가솔린 기반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이다.

B6는 민첩한 엔진 반응을 이끌어 정지 상태서 부드러운 가속 성능을 제공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또 제동 과정서 생성된 에너지를 회수해 가솔린 엔진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연료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차량 내 탑승 인원수나 적재물건 무게와 상관없이 일정한 승차감을 유지한다는 장점도 있다.

XC90 퍼포먼스의 진수는 서울-강릉 왕복 주행에서 극대화됐다. 서울양양고속도로를 몇㎞로 달리든 편안한 승차감은 변하질 않았다. 사실 ‘편안한 승차감’이란 말은 XC90의 퍼포먼스를 10%도 담아내질 못한다.

장거리 주행 시 빛을 발하는 건 티맵(TMAP)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다. 2023년식 XC90은 한국 시장을 위해 볼보자동차가 2년 간 300억원을 투자해 티맵모빌리티와 공동 개발한 인공지능(AI)기반의 TMAP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기본 탑재한다. 여기서 핵심은 ‘아리아’다. 차 안에서 음성으로 ‘아리아’를 부르면 차량 제어, 목적지·맛집 안내, 경유지 설정 등 내비게이션 길 안내, 음악 추천, 날씨·뉴스 등 정보 탐색이 가능하다.

XC90
볼보는 “운전대(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떼지 않고 음성으로 차량 기능을 제어·설정함에 따라 더욱 안전한 주행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운전을 해보면 볼보 측 설명에 완전히 동의할 수밖에 없다. 익숙해지면 괜찮겠지만, 사실 운전 중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건 분명히 사고 위험을 높인다. 자동차 회사들은 한두 번의 터치만으로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지만, 사고가 발생하는 건 결국 한순간이다.

서울-강릉 왕복을 하는 동안 ‘아리아’를 수십번 찾았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으로 안내해줘, A가수 인기곡 틀어줘, 작년 히트곡 틀어줘, 히터 꺼줘, 히터 약하게 켜줘 등 요구사항도 다양했다. ‘퍼포먼스’에 이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라는 단어를 체감한 순간들이었다. 심지어 2시간 넘게 카시트에 갇혀있던 18개월 아이가 목적지 도착 10분 정도를 남기고 울음을 터트리려는 순간, “아리아! 강아지 소리 들려줘!”라고 외치기도 했다. 놀랍게도 아리아는 강아지 소리를 틀어줬고, 아이는 바로 울음을 그쳤다.

아리아가 추천해준 음악을 듣다 보면 차량용 스피커에도 눈과 귀가 쏠릴 수밖에 없다. XC90은 영국 최고급 스피커인 ‘바워스&윌킨스(B&W)’와의 협업을 통해 완성한 프리미엄 오디오 사운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기계적 공진 상태를 완벽에 가깝게 구현하는 새로운 ‘컨티뉴엄 콘’을 탑재해 전 좌석에 보다 풍부하고 세밀한 음질을 제공한다는 게 볼보 측 설명이다.

여러 장점에 감탄하느라 북유럽 특유의 단순한 ‘스웨디시 럭셔리’ 외관 디자인과 시트에 적용된 최고급 소가죽인 ‘나파’까진 충분히 즐기지 못했다.

다만 확실한 건 널찍한 외관 대비 기대보다 좁은 실내 공간이기 일쑤인 다른 준대형 SUV들과 달리, 밖에서도 안에서도 만족감을 주는 게 XC90이라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8500만원(B6 AWD 플러스 브라이트)과 1억1470만원(T8 AWD 얼티메이트 브라이트)부터 시작하는 자동차 가격이 결코 비합리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볼보 브랜드만의 압도적 안전성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도 있다. 영국 자동차 전문 조사업체 ‘대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03년 1세대 XC90 출시 후 16년간 발생한 사고로 운전자·탑승객 사망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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