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의 추억’만 남은 피스코티, SF서 다시 날아오를까[슬로우볼]

안형준 2023. 2. 8.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안형준 기자]

피스코티는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이제 샌프란시스코에서 도전에 나선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2월 7일(한국시간)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40인 로스터 외 초청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그 중에는 외야수 스티븐 피스코티의 이름도 있었다. 지난시즌을 신시내티 레즈에서 마친 피스코티는 샌프란시스코 캠프에서 메이저리그 재진입에 도전한다.

마이너리그 계약은 피할 수 없었다. 피스코티는 지난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42경기 .190/.252/.341 5홈런 14타점을 기록한 뒤 8월 방출됐고 방출 후 신시내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지만 빅리그에 오르지 못하고 시즌을 마쳤다. 첫 부진도 아니었다. 피스코티는 2020-2022시즌 3년 동안 159경기에서 .214/.270/.352 15홈런 59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3년 연속 부진한 피스코티에게 메이저리그 계약을 보장해줄 팀은 없었다.

1991년생 우투우타 외야수 피스코티는 최고의 기대주였다. 2009년 고교 신인으로 참가한 드래프트에서 LA 다저스에 45라운드 지명을 받았지만 대학 진학을 선택했고 2012년 다시 드래프트에 참가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부터 1라운드 전체 36순위 지명을 받았다. 대학리그에서 확실히 성장한 피스코티는 2014-2015 프리시즌 2년 연속 TOP 100 유망주에 선정됐고 2015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시작은 거침없었다. 피스코티는 데뷔시즌 63경기에서 .305/.359/.494 7홈런 39타점을 기록하며 정교함과 중장거리 타격 능력을 과시했고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6위에 올랐다. 2016년 첫 풀타임 시즌에는 153경기애서 .273/.343/.457 22홈런 85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비록 2017시즌 주춤했지만 세인트루이스에서 3년 동안 323경기 .268/.346/.438 38홈런 163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중심으로 성장했다. 세인트루이스는 2017시즌에 앞서 발빠르게 피스코티와 6년 3,375만 달러의 구단 친화적 장기계약도 맺었다.

피스코티의 야구 인생을 흔든 것은 '효심'이었다. 피스코티는 2017년 어머니의 루게릭병 투병으로 인해 마음이 어지러운 가운데 성적이 떨어졌고 결국 2018시즌을 앞두고 어머니와 가까운 곳에서 야구를 할 수 있도록 팀에 트레이드까지 요청했다. 많은 팀들이 재능있는 젊은 타자가 트레이드 시장에 나온다는 소식에 달려들었지만 피스코티의 의사를 존중한 세인트루이스는 그를 어머니와 가장 가까운 곳인 오클랜드로 보냈다. 팀의 미래가 될 특급 기대주를 보낸 세인트루이스의 결정은 큰 미담이 됐다.

피스코티의 오클랜드 이적은 미담이었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피스코티의 어머니는 2018년 결국 세상을 떠났고 피스코티는 이적 첫 시즌 151경기 .267/.331/.491 27홈런 88타점으로 맹활약한 뒤 급격히 추락했다. 2019년에는 무릎과 발목에 문제를 겪었고 2021시즌에는 손목, 2022시즌에는 종아리가 말썽이었다. 결국 피스코티는 2019-2022시즌 4년 동안 252경기 .229/.287/.378 28홈런 103타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썼고 지난해 계약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오클랜드에서 방출을 당했다.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입단한 신시내티에서도 반전은 없었다. 피스코티는 신시내티에서 트리플A 24경기에 출전해 .250/.313/.455 5홈런 14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결국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 채 신시내티를 떠났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다시 빅리그 진입에 도전하는 상황이 됐다.

1991년 1월 생인 피스코티는 지난달 32세가 됐다. 20대 중후반의 촉망받는 선수로 미담의 주인공이 됐지만 이제는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냉정히 말하면 매년 부상에 시달리며 성적이 하락한 '한물 간' 선수가 된 셈이다.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피스코티는 여전히 리그 평균 이상의 강한 타구를 날릴 능력이 있는 선수지만 그뿐이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삼진은 크게 늘었고 볼넷은 줄었다. 단순히 성적만 떨어진 것이 아니라 타구 질도 나빠졌다. 기대 타율, 기대가중출루율 등 기대지표 역시 꾸준히 하락했다. 강점이었던 패스트볼 대처 능력은 이미 몇 년째 보이지 않고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스윙하지만 헛스윙은 늘고 배트에 맞는 공은 줄어들고 있다.

샌프란시스코가 캠프에 초청한 외야수는 피스코티를 포함해 4명 뿐이지만 경쟁률이 낮다는 의미는 아니다. 샌프란시스코가 이미 충분한 외야수를 보유하고 있기에 초청한 선수가 적은 것이다. 비록 올겨울 애런 저지 영입에 실패했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이미 작 피더슨, 마이클 콘포토, 미치 해니거,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 오스틴 슬래터 등을 보유하고 있다. 코너 외야수인 피스코티는 피더슨, 해니거, 콘포토 등을 넘어서야 다시 주전 메이저리거가 될 수 있다.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나이와 최근의 흐름, 부상 경력 등을 감안하면 피스코티가 경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보인다. 하지만 피스코티도 절실하다. 적은 나이가 아닌 만큼 계속 지금과 같은 처지가 이어진다면 향후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각오로 캠프에 임할 가능성이 크다.

한 때 메이저리그를 훈훈하게 만든 주인공이자 기대주였지만 이제는 '옛 이야기'만 남았다. 과연 피스코티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스티븐 피스코티)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