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5조원 실적 가락시장, 혁신 없인 지속 못해

이민우 2023. 2. 8.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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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울 가락시장의 2022년 청과부류 거래실적이 발표됐다.

지난해에도 코로나19 영향이 지속돼 온라인 거래량이 늘었고, 하반기 금리 인상 등 소비 악재도 두드러졌기 때문에 실적이 악화했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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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울 가락시장의 2022년 청과부류 거래실적이 발표됐다. 지난해에도 코로나19 영향이 지속돼 온라인 거래량이 늘었고, 하반기 금리 인상 등 소비 악재도 두드러졌기 때문에 실적이 악화했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가락시장 거래실적에 대한 이같은 부정적인 전망은 빗나갔다. 지난해 가락시장 청과부류 거래물량은 223만5696t으로 전년 대비 0.8% 증가했고, 거래금액은 전년보다 5.8%나 증가하며 사상 최초로 5조원 시대를 열었다.

특히 거래물량의 경우 2017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다 5년 만에 반등한 상황이라 시장 내부에선 농산물 유통 중심지로서 가락시장의 지위가 여전히 굳건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는 반응이다.

많은 예상을 깨고 가락시장 거래실적이 성장한 비결은 뭘까? 시장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예상 외 답변을 내놨다. 최근 급성장한 온라인 거래가 실적 견인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한 도매시장법인 관계자는 “통상 온라인 거래가 늘면 가락시장 물량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많은데 현실은 다르다”며 “쿠팡·네이버 등에 입점한 대부분 온라인업체가 산지에 인프라가 없기 때문에 가락시장에서 물량을 조달할 수밖에 없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온라인 거래 증가세가 오히려 가락시장에 기회가 됐다는 분석은 기자에게 상당한 경각심을 줬다. 이는 가락시장의 우월적 지위가 온라인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고, 이같은 현상은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끔 해 가락시장의 혁신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락시장이 변화에 둔감하다는 사실은 유통업계에선 공공연한 비밀이다. 경매제 중심의 거래를 1985년 개장 이후 지속하고 있고, 전근대적인 하역·물류 시스템도 여전하다.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간 경쟁이 둔화한 것도 하루 이틀 된 문제가 아니다.

가격 불안정성에 대한 대안으로 마련된 정가·수의 매매 거래 비중이 도입된 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10%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가락시장이 스스로 변하기 얼마나 어려운 곳인지 알려주는 지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도매시장 유통구조 개선대책은 가락시장이 스스로 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해당 대책에는 정가·수의 매매 활성화, 통합 대금정산조직 도입 등 혁신의 촉매제가 될 수 있는 다양한 대책들이 담겨 있다.

가락시장의 유통 주체들이 스스로 변화해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결국엔 개혁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민우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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