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오른 과자·삼겹살값, 절대 떨어지지않는다? 왜

박문수 2023. 2. 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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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값 인상, 인건비·물류비 등 복합적 요인 지난해 시작된 가공식품, 외식물가의 고공행진이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11(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5.2% 올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식품기업들이 연간계약을 통해 원자재를 사입해 비축, 사용한다"며 "식량가격이 치솟던 2020년 초 가격 인상없이 버틸 수 있었던 하나의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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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사료값 급등으로 올린다던 '밥상물가'
세계식량가격 10개월째 하락해도 '그대로'
세계식량가격이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소비자물가지수는 오히려 올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있는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 "원유 가격이 떨어지면 휘발윳값은 소폭이라도 내린다. 기업들이 식품가격 올릴때 곡물가, 원자재가격 상승을 이유로 댄만큼 원자잿값이 떨어지면 식품가격도 떨어져야 하는 것 아닌가?"

서울 강남구에서 일하는 직장인 A(43)씨는 "3인 가구인데 퇴근길 마트에 들러 과자 하나 사는 것도 겁이난다"며 "아이가 좋아하는 과자 몇 개만 집어도 1만원, 삼겹살에 상추쌈을 사면 5만원, 10만원을 훌쩍 넘긴다"며 이같이 말했다.
연도별 식량가격지수. 유엔식량농업기구 홈페이지 갈무리

식품값 인상, 인건비·물류비 등 복합적 요인

지난해 시작된 가공식품, 외식물가의 고공행진이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11(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5.2% 올랐다. 지난해 12월 상승률(5.0%)보다 0.2%p 높은 수치다. 물가 상승 폭이 전월보다 큰 것은 지난해 10월 5.7%로 오른 이후 3개월만이다. 가공식품은 10.3% 올라 지난달(10.3%)과 상승률이 같았다. 10.3%는 2009년 4월(11.1%) 이후 최고치다. 농축수산물은 1.1% 올랐다. 농산물은 0.2% 하락해 전월(-1.6%)에 이어 감소세를 보였다.

농산물 가운데 채소류가 5.5% 올라 상승세로 돌아섰다. 수산물은 7.8% 올랐다. 외식도 7.7% 올랐다. 전기·가스·수도는 28.3% 상승해 별도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품목별 식량가격지수. 유엔식량농업기구 홈페이지 갈무리

세계식량가격은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1.2로 전월(132.2)보다 0.8% 떨어졌다. 지난해 3월 159.7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10개월째 내림세다.

하지만 가공식품, 외식물가가 오르는 이유에는 인건비, 물류비, 각종 부자재 등 다양한 요인이 포함돼 있다.

세계식량가격이 하락세인 것은 사실이지만 고점대비 소폭이라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2019~2020년 초 큰 편차 없이 유지된 세계식량물가지수는 2020년 후반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해 2022년 3월 정점을 기록했다. 2020년 5월 대비 2022년 3월 세계식량물가지수는 75% 상승했다. 2022년 3월 이후 완만한 하락세로 전환됐지만 아직 2020년 5월 대비 58% 높은 수치다. 원재료 가격이 인하되긴 했지만 여전히 비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식품기업들이 연간계약을 통해 원자재를 사입해 비축, 사용한다"며 "식량가격이 치솟던 2020년 초 가격 인상없이 버틸 수 있었던 하나의 이유"라고 말했다.

식품기업들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

2019년 11월 시작된 팬데믹 이후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겹치면서 주요 원재료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했다.

버티던 기업들은 2021~2022년 평균 5~15%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을 염려한 정부의 압박 등으로 인해 원재료 상승분 만큼의 가격 상향 조정은 어려웠다는 것이 식품업계의 후문이다. 유례없는 원재료 가격 상승 기간 동안 1~2차례의 가격 인상으로 원재료 부담을 모두 감당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제품 생산에 들어가는 원자재 가격은 소폭 인하됐지만 에너지 가격 인상으로 영업이익은 오히려 떨어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는 2022년 힘들고 어려운 환경을 버텨왔다"며 "그럼에도 '식품업계가 가격인상으로 수혜를 본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목소리도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의 경우 지난해 3·4분기 누계 식품사업 전체(글로벌, 국내 합계) 영업이익은 11.1% 늘었지만, 국내 식품사업만 떼어놓고 보면 전년대비 영업이익은 -2.8%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1.2%p로 오히려 줄었다. CJ제일제당도 가격을 올리는 과정에서 원가와 비용 상승 등을 상쇄할 수 있는 수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 #밥상물가 #세계식량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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