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폭 행태, 시너 파업 노조 골라 ‘모범상’ 준 민노총

조선일보 2023. 2. 8. 03:2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이 7일 정기 대의원 대회를 열고 연중 대규모 정치 투쟁을 벌이겠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오는 7월 2주간 총파업 등 강력한 정권 심판 투쟁을 조직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화물연대, 건설노조 부산울산경남지역본부,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파업을 주도한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등에 ‘모범 조직상’을 수여했다.

7일 오후 경기도 일산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75차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대회사를 마친 후 투쟁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지난해 투쟁을 성공적으로 벌였다는 이유 등으로 상을 받은 조직 명단을 보면 기가 막힌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화물연대는 지난해 물류를 볼모로 자신들 잇속만 채우려고 16일 동안 집단 운송 거부를 했다. 그 과정에서 대형 트럭을 운행 중인 다른 운전기사를 위협하는 등 위험한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정부의 원칙 대응에 사실상 백기 투항하긴 했지만 이에 따른 경제 피해만 4조원에 육박하는 등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주었다.

건설노조 부산울산경남지역본부는 화물연대 파업 당시 동조 파업을 했을 뿐 아니라 간부들이 조폭처럼 건설 현장을 돌며 돈을 뜯어내다 구속된 조직이다. 현장에서 벌인 불법행위가 조폭들 행태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대우조선해양 점거 파업으로 회사와 국민 경제에 막대한 손해를 입힌 조직이다. 대우조선 직원들과 거제 시민들까지 만류에 나섰지만 시너 통을 들고 조업 현장을 점거해 수천억원 손해를 입혔다. 이런 일을 벌였다고 모범상을 줬다니 이보다 더 민노총의 본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없을 것이다.

민노총이 거대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억지와 불법, 폭력 등 무소불위 행태를 보인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이들만큼 기득권을 누리는 세력도 없을 것이다. 민노총 산하에는 평균 연봉이 1억원에 육박하는 노조가 수두룩하다. 그런 기득권을 누리고 있으면서도 약자 행세를 하며 불법과 폭력과 집단 괴롭힘까지 서슴지 않는다.

이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점점 커지고 민노총 노선을 비판하는 MZ세대 노조도 세를 키우고 있다. 그래도 민노총은 조금도 자성하지 않고 조폭 행태, 불법 억지를 더 강하게 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이날 시상식은 민노총이 스스로 달라지기를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노동 개혁은 이런 민노총 행태를 바꾸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