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축구위해 체력 키울것… 16강? 목표는 4강”

울산/김민기 기자 2023. 2. 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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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한국 女월드컵대표팀 콜린 벨 감독
두 주먹을 쥐며 웃는 콜린 벨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 감독. 7월에 개막하는 2023 여자 월드컵을 준비 중인 그는 “팀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목표는 4강”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동환 기자

“월드컵 목표는 4강 진출. 축구에서 불가능은 없습니다.”

한국 여자 축구 사령탑 콜린 벨(62) 감독은 7일 대표팀 전지훈련지인 울산에서 본지와 한 인터뷰에서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는 “1년 전부터 선수들에게 ‘이제 모든 초점은 2023년 여자 월드컵에 둔다’고 말해왔다. 선수들이 월드컵을 통해서 각자 기회를 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FIFA 15위)은 오는 7월 호주·뉴질랜드에서 열리는 2023 FIFA(국제축구연맹) 여자 월드컵에 나선다. 한국은 2015년 캐나다 대회(당시 24국 참가)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 16강을 넘기 위해 지난달 말부터 울산에서 담금질 중이다. 이번 대회부터 참가국은 32국으로 늘었고, 한국은 콜롬비아(27위), 모로코(76위), 독일(2위)과 차례로 조별 리그를 치른다.

한국은 오는 17일부터 잉글랜드에서 열리는 친선 대회 ‘아널드 클라크컵’에 출전, 1주일 동안 강호 잉글랜드(4위), 이탈리아(17위), 벨기에(20위)와 경기를 치른다. 벨 감독은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대회가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1주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3경기를 치르는 건 월드컵 조별 리그 적응 훈련이기도 하다. 한 경기를 치른 다음 빨리 회복해야 다음 경기를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신체 조건이 좋은 강팀과 겨루며 선수들이 감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컵 출전, 내게도 하이라이트”

잉글랜드 출신인 벨 감독은 2015년 독일 여자 분데스리가 FFC 프랑크푸르트 사령탑으로 UEFA(유럽축구연맹) 여자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명장이다. 주로 유럽에서 감독 경력을 이어가던 그가 2019년 택한 행선지는 동쪽의 먼 나라 한국이었다. 벨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처음 봤을 때 기술적으로 좋은 팀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면서도 “팀은 더욱 능동적으로 변해야 하고, 최근 여자 축구 추세에 맞춰 스피드도 끌어 올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감독을 맡아 이런 점들을 채워 나가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결과를 볼 때 팀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기술, 전술적으로 잘하고 있지만 체력적으로 더 나아져 빠른 축구를 더 오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자 대표팀은 벨 감독 조련 아래 2022년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준우승이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내는 등 소기의 성과도 거뒀다. 비록 결승전에서 중국에 2대3으로 패했지만 벨 감독은 이 경기를 가장 기억 남는 경기로 꼽는다. 그는 “좋은 결과는 아니었지만 결승전이 가지는 의미는 늘 특별하다”며 “우리는 중국, 일본 등을 넘어 아시아 1위가 되겠다는 꿈을 위해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벨 감독은 아시안컵 이후 재계약에 합의했고, 이젠 월드컵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남녀 대표팀을 지휘한 역대 외국인 지도자 중 연장 계약을 맺은 건 벨 감독이 처음이다.

이번 월드컵은 벨 감독에게도 특별하다. 개인 경력을 통틀어 통산 첫 FIFA 월드컵 무대기 때문이다. 그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하는 등 지도자로서 많은 걸 해봤고 은퇴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월드컵 참가는 내게 전진하고 성장하는 동기부여가 된다”며 “내 지도자 인생에서도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국가 부르고 ‘고강도’ 외치는 외인 감독

벨 감독은 코치진·선수의 소통을 중시한다. 원활한 의사 전달을 위해 부임 이후 곧바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A매치(국가 대항전) 때는 애국가를 따라 불렀고, 기자회견장에선 ‘고강도’ ‘적극적’ ‘포기하지 마’ 같은 표현을 한국어로 또박또박 말했다. 모두 벨 감독이 좋아하는 단어다. 그는 “일주일에 2번, 30분씩 한국어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회화·문법 등을 배운다”고 했다. 이어 “수업이 어려운 해외에선 책을 보며 반복·복습을 한다. 실생활과 축구 용어들을 두루 익히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어는 어렵다”며 멋쩍게 웃은 벨 감독이었지만, 여자 축구의 비전을 말할 땐 한국에 대한 애정을 가득 담았다.

“나라를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어린 선수 육성 등 여자 축구가 더욱 성장할 수 있게 많은 팬이 힘을 실어주셨으면 하고, 우리는 좋은 경기력을 보이도록 하겠다.”

/울산=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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