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이승헌]親尹, 최소한의 격은 갖춰라
이승헌 부국장 2023. 2. 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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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내 친윤들이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난장판으로 만들면서, 문득 대통령의 정치적 친족을 자처했던 세력들이 스쳐 지나갔다.
필자는 친노부터 시작해 친이 친박 친문을 거쳐 친윤까지 직접 취재하거나 관찰할 기회가 있었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친노 친이 친박 친문과는 또 다른 독특한 정치 세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1세기 한국 정치에서 처음 보는 이 비정상을 윤 대통령은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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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권에 눈멀어 급속히 폐쇄·폭력적으로 변질
민심 폭발 전에 윤 대통령이 나서서 자제시켜야
민심 폭발 전에 윤 대통령이 나서서 자제시켜야
여권 내 친윤들이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난장판으로 만들면서, 문득 대통령의 정치적 친족을 자처했던 세력들이 스쳐 지나갔다. 필자는 친노부터 시작해 친이 친박 친문을 거쳐 친윤까지 직접 취재하거나 관찰할 기회가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노는 취재할 당시엔 매우 거칠었으나 지금 보면 로맨티시스트적인 기질도 있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라크 파병, 제주 해군기지 건설 등 국가적 과업을 두고 서로 물고 뜯고 싸웠다. 지금은 사라진 토론이란 게 있었다. 시끄럽지만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려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이는 MB를 중심으로 뭉친 용병 집단이었다. 정치에는 서툰 일 중심 조직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유치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아쉬운 대로 보수의 건전성이 유지된 마지막 시기였다.
친박과 친문은 최고 권력자와 그 주변이 무언가 홀린 듯 외부에 귀를 닫고 비정상적일 정도로 독단적이었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게 모든 걸 말해준다.
친윤은 어떤 특성을 갖고 있을까.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친노 친이 친박 친문과는 또 다른 독특한 정치 세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겐 충성스러울지 몰라도 특히 전당대회 국면에서 내년 총선 공천권에 눈이 먼 부정적인 모습이 도드라지고 있다. 크게 3가지 정치적 특징으로 압축된다.
첫째, 폐쇄성이다. 친박 친문보다 정도가 더하다. 정치라는 생태계는 주변과의 교류를 통한 변화와 성장, 더 나아가 확장이 기본인데, 친윤은 외부와의 차단을 고집한다. 이런 집단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확장성을 이야기한 것 자체가 지금 보니 부질없는 짓이었다.
둘째는 취약한 대표성이다. 보수 세력을 대표할 만한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는 얘기다. 친윤들이 나경원 안철수를 잇달아 찍어내는 장면에 사람들이 짜증 내는 이유 중 하나는 ‘뭐 하던 사람들인데 저렇게 설쳐대느냐’는 것이다. 친이만 해도 이재오 정두언 임태희 박형준 등 당시엔 보수 인사라 할 만한 사람들이 있었다. 요새 전대 국면에서 실명으로 등장하는 친윤 인사는 장제원 김정재 이철규 박수영 이용 의원과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 이 중 유권자들에게 정치하는 이유나 스토리가 알려진 경우가 있나. 안 그래도 한국 사람들은 힘 있는 사람들의 오만을 극도로 싫어하는데, 저들을 보면서 대통령 옆에 있다 벼락출세한 사람들이 완장 찼다고 여기는 것이다.
셋째가 가장 위험한데, 그 미약한 정치적 권위를 가리기 위한 폭력성이다. 민주화 이후 정치권의 폭력성은 해산된 통합진보당 등 원래 진보 진영에서 자주 발견됐다. 그런데 친윤이 들어선 뒤 그야말로 칼춤이 벌어지고 있다. 같은 편이었다가 온갖 수단을 동원해 쳐낸 사람만 이준석을 시작으로 김종인, 나경원, 안철수까지 이어지고 있다. 내쳐진 사람도 잘못이 있지만, 군사 정권 이후 정치권에서 이렇게 집단 린치가 집중적으로 자행된 건 본 적이 없다.
집권세력이라면 최소한의 격이라는 게 있어야 한다. 세계 10대 경제 강국을 이끄는 세력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민심이 폭발하기 전에 윤 대통령이 이들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 이걸 방치하면, 설령 김기현 의원이 대표가 되더라도 그 후폭풍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이런 환경에서 몸과 머리가 얼어붙어 친윤 외 어느 누가 제대로 움직이겠나. 21세기 한국 정치에서 처음 보는 이 비정상을 윤 대통령은 바로잡아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노는 취재할 당시엔 매우 거칠었으나 지금 보면 로맨티시스트적인 기질도 있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라크 파병, 제주 해군기지 건설 등 국가적 과업을 두고 서로 물고 뜯고 싸웠다. 지금은 사라진 토론이란 게 있었다. 시끄럽지만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려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이는 MB를 중심으로 뭉친 용병 집단이었다. 정치에는 서툰 일 중심 조직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유치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아쉬운 대로 보수의 건전성이 유지된 마지막 시기였다.
친박과 친문은 최고 권력자와 그 주변이 무언가 홀린 듯 외부에 귀를 닫고 비정상적일 정도로 독단적이었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게 모든 걸 말해준다.
친윤은 어떤 특성을 갖고 있을까.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친노 친이 친박 친문과는 또 다른 독특한 정치 세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겐 충성스러울지 몰라도 특히 전당대회 국면에서 내년 총선 공천권에 눈이 먼 부정적인 모습이 도드라지고 있다. 크게 3가지 정치적 특징으로 압축된다.
첫째, 폐쇄성이다. 친박 친문보다 정도가 더하다. 정치라는 생태계는 주변과의 교류를 통한 변화와 성장, 더 나아가 확장이 기본인데, 친윤은 외부와의 차단을 고집한다. 이런 집단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확장성을 이야기한 것 자체가 지금 보니 부질없는 짓이었다.
둘째는 취약한 대표성이다. 보수 세력을 대표할 만한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는 얘기다. 친윤들이 나경원 안철수를 잇달아 찍어내는 장면에 사람들이 짜증 내는 이유 중 하나는 ‘뭐 하던 사람들인데 저렇게 설쳐대느냐’는 것이다. 친이만 해도 이재오 정두언 임태희 박형준 등 당시엔 보수 인사라 할 만한 사람들이 있었다. 요새 전대 국면에서 실명으로 등장하는 친윤 인사는 장제원 김정재 이철규 박수영 이용 의원과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 이 중 유권자들에게 정치하는 이유나 스토리가 알려진 경우가 있나. 안 그래도 한국 사람들은 힘 있는 사람들의 오만을 극도로 싫어하는데, 저들을 보면서 대통령 옆에 있다 벼락출세한 사람들이 완장 찼다고 여기는 것이다.
셋째가 가장 위험한데, 그 미약한 정치적 권위를 가리기 위한 폭력성이다. 민주화 이후 정치권의 폭력성은 해산된 통합진보당 등 원래 진보 진영에서 자주 발견됐다. 그런데 친윤이 들어선 뒤 그야말로 칼춤이 벌어지고 있다. 같은 편이었다가 온갖 수단을 동원해 쳐낸 사람만 이준석을 시작으로 김종인, 나경원, 안철수까지 이어지고 있다. 내쳐진 사람도 잘못이 있지만, 군사 정권 이후 정치권에서 이렇게 집단 린치가 집중적으로 자행된 건 본 적이 없다.
집권세력이라면 최소한의 격이라는 게 있어야 한다. 세계 10대 경제 강국을 이끄는 세력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민심이 폭발하기 전에 윤 대통령이 이들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 이걸 방치하면, 설령 김기현 의원이 대표가 되더라도 그 후폭풍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이런 환경에서 몸과 머리가 얼어붙어 친윤 외 어느 누가 제대로 움직이겠나. 21세기 한국 정치에서 처음 보는 이 비정상을 윤 대통령은 바로잡아야 한다.
이승헌 부국장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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