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손만 뻗은 딸, 엇갈린 부녀 생사…지진이 할퀸 튀르키예 [포착]

권윤희 2023. 2. 7. 23: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모두가 잠든 새벽, 천지를 뒤흔든 대지진에 열다섯 딸은 침대조차 벗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진 잔해에 깔려 숨졌다.

튀르키예 일간지 휘리예트에 따르면 강진 이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1주일간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고, 지진 피해가 큰 10개주를 재난지역으로 지정하고 이 지역에 3개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6일(현지시간) 규모 7.8의 강진으로 튀르키예 중남부 카라만마라슈가 쑥대밭이 된 가운데, 7일 메수트 한세르가 지진 잔해에 깔려 숨진 15세 딸 이르막의 손을 붙들고 있다. 잔해 밖으로는 침대에서 잠을 자던 자세 그대로 숨진 이르막의 손만 나와 있다. 2023.2.7 AFP 연합뉴스

모두가 잠든 새벽, 천지를 뒤흔든 대지진에 열다섯 딸은 침대조차 벗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진 잔해에 깔려 숨졌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아버지는 잔해 밖으로 겨우 손만 뻗은 딸의 시신을 붙들고 망연자실했다.

6일 새벽 4시 17분쯤, 시리아 국경과 인접한 튀르키예(터키) 남동부 가지안테프주에서 규모 7.8 강진이 발생했다. 같은 날 오후 1시 24분쯤엔 튀르키예 중남부 카라만마라슈에서 규모 7.5의 강진이 또 발생했다. 이후로 규모 4.0 이상의 여진이 100차례 이상 계속됐다.

연이은 강진으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선 지진 관련 사망자가 7일 기준 5150명을 넘어섰다. 세계보건기구(WHO) 유럽담당 고위 비상책임자인 캐서린 스몰우드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만명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6일(현지시간) 규모 7.8의 강진으로 튀르키예 중남부 카라만마라슈가 쑥대밭이 된 가운데, 7일 메수트 한세르가 지진 잔해에 깔려 숨진 15세 딸 이르막의 손을 붙들고 있다. 잔해 밖으로는 침대에서 잠을 자던 자세 그대로 숨진 이르막의 손만 나와 있다. 2023.2.7 AFP 연합뉴스

튀르키예 일간지 휘리예트에 따르면 강진 이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1주일간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고, 지진 피해가 큰 10개주를 재난지역으로 지정하고 이 지역에 3개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또 미국과 중국, 러시아, 유럽연합(EU), 일본, 한국 등 세계 각국이 수색구조팀을 급파하는 등 한뜻으로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한겨울 추위와 호우 등 악천후로 구조 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무너진 건물 잔해 밑에선 살려달라는 생존자들의 처절한 외침이 이어지고 있지만 구조대원들은 인력 및 자원 부족, 도로 파괴, 인터넷 단절, 여진 위험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튀르키예 언론인 이브라힘 하스콜로글루는 7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잔해 아래에서 나를 비롯한 다른 기자들에게 (구조를 요청하는) 음성 메시지와 영상, 그리고 자신의 위치 정보를 (핸드폰으로) 보내오고 있다”면서 “국제 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6일(현지시간) 규모 7.8의 강진으로 튀르키예 중남부 카라만마라슈가 쑥대밭이 된 가운데, 7일 메수트 한세르가 지진 잔해에 깔려 숨진 15세 딸 이르막의 손을 붙들고 있다. 잔해 밖으로는 침대에서 잠을 자던 자세 그대로 숨진 이르막의 손만 나와 있다. 2023.2.7 AFP 연합뉴스

같은 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HO 이사회 회의에서 아델하이트 마르샹 WHO 비상대책관은 “여진의 영향까지 고려할 때 어린이 140만명, 노인 35만명 등 약 500만명의 취약계층을 포함해 최대 2300만명이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가지안테프 성, 디야르바크르 성채와 헤브셀 정원, 아르슬란테페 언덕, 인류 최초의 신전으로 꼽히는 괴베클리 테페(배불뚝이 언덕), 헬레니즘 시대 유적인 넴루트 산 등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유적도 여럿 파괴됐다. 시리아에서는 알레포 성채가 심각한 손상을 당했다. 이 유적들은 모두 신석기 시대로부터 고대 그리스, 헬레니즘 시대, 고대로마, 사산조 페르시아, 동로마제국, 이슬람 시기, 오토만 제국 등에 걸친 다양한 시기의 것이다.

6일(현지시간) 연이은 강진 여파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선 건물 붕괴가 속출하고 있다. 2023.2.7 트위터
6일(현지시간) 연이은 강진 여파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선 건물 붕괴가 속출하고 있다. 2023.2.7 트위터
6일(현지시간) 규모 7.8의 강진으로 튀르키예 중남부 카라만마라슈가 쑥대밭이 된 가운데, 7일 현지 건물이 무너져 있다. 2023.2.7 신화 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하늘에서 본 튀르키예 최남단 하타이주. 건물 여러 채가 지진 여파로 붕괴해있다. 2023.2.7 로이터 연합뉴스

권윤희 기자

▶ 밀리터리 인사이드 - 저작권자 ⓒ 서울신문사 -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