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규정 위반 의혹 재점화…위기의 맨시티
“100건 이상 적발돼”
“스폰서십 수익 등 재정 정보 공유 전무”
“벌금? 승점 삭감? 리그 퇴출될 수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선두 경쟁 중인 맨체스터 시티가 재정 규정 위반 혐의로 독립위원회에 넘겨졌다. 맨시티는 규정 위반이 사실로 확인되면 최대 리그 퇴출 처분까지 받을 수 있다.
EPL 사무국은 7일 성명을 통해 맨시티가 2009~2010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9년 동안 리그의 재정 규정을 다수 위반했다고 지적하면서 독립위원회에 넘겼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 공영방송 BBC 등에 따르면 맨시티는 이 기간 100건 이상의 재정 규정을 어긴 혐의를 받고 있다.
EPL 사무국은 맨시티가 스폰서십 수익과 경영 비용 등 구단 재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무국은 맨시티가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팀을 이끌었던 2009~2010시즌부터 2012~2013시즌까지 4년간 경영 보수를 완전히 공개하지 않았다며,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또 사무국은 맨시티가 2013~2014, 2014~2015, 2017~2018시즌 클럽 라이선스 규정과 재정적 페어플레이(FFP)에 관한 유럽축구연맹(UEFA)의 규정도 어겼다고 지적했다. FFP 규정은 구단의 손실 한도, 부채 규모를 제한하고 이를 어기면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UEFA 주관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처벌하는 조항이다.
맨시티의 재정 규정 위반 혐의 조사는 2018년 독일 매체 슈피겔이 포르투갈 해커가 만든 축구업계 폭로 매체 ‘풋볼리크스’로부터 받은 의혹 제기 문서를 공개한 이후부터 시작됐다. 이에 따르면 맨시티는 구단주로부터 돈을 받아 스폰서십 수익을 과대 계상했고, 만치니 감독과 이면계약을 맺어 그에게 장부에 기재된 것보다 2배 많은 연봉을 지급했다.
이와 관련해 2020년 2월 UEFA는 FFP 규정 위반 혐의로 맨시티의 유럽대항전 출전을 2년간 금지했다. 하지만 맨시티는 즉각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판단을 구했고, CAS가 제기된 혐의 내용 대부분이 성립하지 않거나 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하면서 징계는 없던 일이 됐다.
이와 별도로 EPL 사무국은 처음 의혹이 제기된 이후 4년간 자체 조사 끝에 다시 맨시티를 징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면 맨시티는 벌금 등 경징계부터 승점 삭감, 최악의 경우 리그 퇴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맨시티(승점 45점)는 현재 아스널(승점 50점)에 이어 리그 2위다.
맨시티는 2008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통령의 동생이자 현 부총리인 만수르 빈자이드 알나하얀이 대표로 있는 사모펀드 ‘아부다비 유나이티드그룹’에 인수됐다. 이후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6차례나 EPL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맨시티는 이날 EPL 사무국의 문제 제기에 “놀랍다”면서도 “구단은 독립위원회가 이 문제를 검토하는 것을 환영한다. 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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