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천까지 온 수달 “서식지 보호 시급”
“일부 구간 사람 출입 막아야”
“돌 위에 있는 기름진 배설물은 수달이 자신의 영역을 표시해놓은 거예요. 이 정도면 최소 3마리 정도는 살고 있겠네요.”
지난 5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탄천에서 만난 수달 전문가 최종인 활동가는 이같이 말했다. 최 활동가와 성남환경운동연합은 최근 탄천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1급 야생동물인 수달의 흔적을 다수 발견하고 모니터링 활동에 나섰다. 수달 흔적은 주로 탄천 ‘야탑천 합류부’부터 ‘여수천 합류부’ 사이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대부분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다리 밑이나 돌 틈새에서 확인됐다.
수달은 하천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생태계의 건강성을 평가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지표다. 수달이 발견됐다는 것은 탄천의 담수 생태계가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최 활동가는 도시와 매우 밀접해 있는 탄천에서 수달이 발견된 것은 긍정적으로만 보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는 “수달은 사람의 눈을 피해서 사는 동물”이라며 “탄천까지 내려왔다는 건 인근 서식지가 파괴돼 먹이활동을 할 만한 곳이 사라졌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최 활동가는 “지금의 상황을 방치한다면 앞으로 야생에서 수달을 보기 힘들어질 수 있다”면서 “탄천의 서식지 개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이현용 성남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은 “탄천의 경우 산책로가 하천과 가깝다 보니 동물들이 숨을 곳이 별로 없고 위협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면서 “일부 구간만이라도 사람의 출입을 막을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성남환경운동연합은 위험 제거활동, 서식지 개선 활동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김태희 기자 kth08@ 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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