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금고지기’ 태국서 귀국 의사…주내 송환될 듯
현지서 송환 거부 소송 포기
자금 흐름 수사 탄력받을 듯
태국 현지에서 송환 거부 소송 중인 쌍방울그룹의 재경총괄본부장 김모씨가 최근 국내로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김성태 전 회장의 ‘금고지기’로 불리면서 쌍방울그룹의 자금 흐름 전반에 관여한 인물이다.
7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는 최근 검찰에 국내로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김씨는 이날 태국 파타야 지방법원에서 열린 불법체류 혐의 관련 선고공판에서 벌금 4000밧(약 15만원)을 선고받고 항소 포기 의사를 밝혔다.
김씨가 항소를 포기하면서 수일 내 강제 추방될 예정이다. 아직 귀국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르면 이번주 안으로 송환될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횡령·배임 등 각종 비리 의혹을 받는 김 전 회장과 친·인척 관계다. 김 전 회장의 매제인 그는 김 전 회장과 함께 해외로 도피했다가 지난해 12월 태국에서 체포됐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자금을 추적하기 위해 그간 김씨 신병 확보에 주력해왔다. 쌍방울그룹 관련 의혹의 ‘키맨’인 김씨는 그룹 재경총괄본부장으로 있으면서 쌍방울그룹의 재무 흐름 전반에 관여해왔다. 김 전 회장도 지난달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자금의 형성 설계와 운영은 재경총괄본부장이 해서 저는 잘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김씨 송환 시점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국내에 도착하면 곧바로 수원지검으로 압송돼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김 전 회장의 비자금 용처와 자금 흐름 전반에 관한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유의미한 진술을 한다면 쌍방울그룹 자금 흐름에 관한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국내로 송환되면 검찰은 지난 3일 구속 기소한 김 전 회장과 양선길 회장을 포함해 해외로 도피했던 ‘쌍방울그룹 비리 의혹’ 관계자 5명 중 4명의 신병을 확보하게 된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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