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위 맨 앞에 ‘미사일총국’ 깃발…김정은, 열병식 전날 ‘핵무력’ 과시

박광연 기자 2023. 2. 7.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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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건군절 앞 공개 행보
처음 등장한 ‘미사일총국’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했다. 김 위원장 뒤편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싸일(미사일) 총국’이라는 글자와 마크가 새겨진 깃발이 보인다. 북한 ‘미사일총국’ 실체가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조선중앙TV 화면
김일성 ‘일당백’ 구호 60주년
대남·대미 ‘강 대 강’ 구체화
“전쟁 준비 태세 완비 과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일당백 구호 제시’ 60주년 기념일에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회의를 소집해 ‘전쟁준비 태세 완비 문제’ 등 올해 군사적 과제를 논의했다. 김 위원장 활동이 공개된 건 올해 1월1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김 위원장이 천명한 대미·대남 ‘강 대 강’ 군사적 대결의 구체적 행동 방안을 다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핵·미사일 관련 조직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총국’ 존재가 공개됐다.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4차 확대회의가 지난 6일 평양의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했으며 리병철·리영길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군 관련 당·정·군 주요 간부와 지휘관들이 참석했다. 회의는 이달 말 농업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당 전원회의 소집을 결정한 당 정치국 회의 다음날 진행됐다.

북한 매체에 김 위원장 활동이 공개된 건 한 달여 만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조선소년단 제9차 대회 대표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통신은 “2023년도 주요 군사정치 과업과 군 건설 방향에 대한 전망적 문제들이 심도 있게 토의되였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사회주의 위업 완성을 위한 장엄한 여정에서 인민이 전취한 역사적 승리들을 더욱 공고히 하며 주체의 사회주의 건설사에 새로운 발전의 장을 열어나가기 위한 방대한 투쟁과업을 무적의 군사력으로 떠받들고 힘있게 개척해나가는 데서 백승의 위훈을 떨쳐가리라”고 했다.

통신에 따르면 “군사 사업을 근본적으로 개선 강화하기 위한 기구 편제적인 대책을 세울 데 대한 문제, 인민군대의 작전전투 훈련을 확대 강화하고 전쟁준비 태세를 보다 엄격히 완비할 데 대한 문제”가 안건으로 다뤄졌다. 또 “군대 내무규정의 일부 조항들을 새롭게 개정하는 문제를 비롯하여 군사정치 사업에서 일대 전환을 가져오기 위한 실무적 과업들이 토의되고 해당한 결정들이 채택되였다”고 밝혔다.

회의는 김일성 주석이 ‘일당백’ 구호를 제시한 지 60주년이 되는 날에 열렸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일당백’ 구호 제시 60돌이 되는 2023년을 전쟁동원 준비와 실전능력 제고에서 전환을 일으키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강 대 강, 정면승부의 대적투쟁 원칙의 강화 기조를 뒷받침하는 후속조치 논의도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향후 공세적 훈련과 군사적 대응을 정당화하기 위해 중앙군사위 형식을 통해 예고하고 조직화하는 의미”라며 “8일 오후 5~7시 사이 건군절 열병식 개최 이후 한국 및 미국의 주요 훈련을 명분으로 한 군사적 대응 방식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중앙군사위 회의는 지난해 12월 당 전원회의 결정 사항 관철을 위한 후속조치 차원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군 내부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회의에선 미사일총국 존재가 처음 공개됐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 뒤편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싸일총국’이라고 적힌 깃발이 있다. 로케트공업부 명칭으로 존재한 미사일 개발 관련 조직이 확대개편된 것으로 분석된다.

깃발 마크에는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보이는 미사일 주위를 원자가 휘감은 듯한 타원 2개가 형상화돼 있다. 핵·미사일 관련 조직임을 추정할 수 있다. 열병식을 앞두고 미사일총국 존재를 의도적으로 드러내 핵무력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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