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취자 늘지만…경남 응급의료센터 ‘0곳’
[KBS 창원] [앵커]
만취 상태로 경찰서 지구대로 온 남성이 두개골 골절로 의식 불명에 빠졌다는 소식, 어제(6일) 전해 드렸습니다.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10여 년 전부터 기존 의료기관을 활용한 '주취자 응급 의료센터'가 전국 19곳에 설치됐는데요.
경남에는 이런 시설이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최진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찰서 지구대 탁자에 엎드려 있다 4시간 뒤 보호자에게 인계된 30대 남성.
이 남성 보호자들은 이후 4시간여 동안 병원 4곳을 전전해야 했습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병원에서는 주취자를 받지 않았고, 중환자실에 자리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병원에서 '뇌출혈 판정'을 받았지만, 즉시 수술할 여건이 되지 않아 여러 병원에 연락한 끝에 겨우 뇌수술을 받았습니다.
[의식불명 주취자 가족 : "(두 번째 병원에서) 당직자가 한 사람밖에 없어서 환자를 내릴 수가 없다. (세 번째 병원의 의사가) 지금 아주 심각하다. 잘못하면 30분 늦게 왔으면 사망했을 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의 보호조치 규정에는 주취자 응급 구호 필요성을 최우선으로 판단한다고 돼 있습니다.
특히 코를 심하게 골며 자거나 헛구역질을 하는 등 뇌 손상이 의심되는 경우 의료기관으로 즉시 옮겨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문제는 전문 의료진이 아닌 현장 경찰관이 뇌 손상 여부를 면밀히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겁니다.
[김기범/김해중부경찰서 직장협의회장 : "경찰관이 보호 조치를 하면서 필요한 의료적인 지식, 의료적인 시스템, 장소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 이런 행정적인 뒷받침이 안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의식이 없거나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운 주취자를 기존 의료기관과 연계해 우선 치료하고 보호하는 시설이 '주취자 응급 의료센터'입니다.
2011년부터 서울 4곳과 제주 3곳 등 전국 19곳에 운영 중입니다.
하지만 경남에는 주취자 응급의료센터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전담 시설이 없다 보니, 일선 병원이 주취자를 받기 꺼리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경남에서 112로 접수된 주취자 신고는 3만 6천여 건, 하루 100건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최진석 기자 (c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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