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공무원 미팅서 ‘국격’ 묻자… 尹 “반도체·자동차의 세계 경쟁력”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반도체 공장 하나 짓는 데 경쟁국은 3년, 우리는 8년이 걸린다고 한다”며 “보다 민첩하고 유연한 정부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기존 노동·교육·연금 개혁에 이어 정부 개혁을 추가한 ‘3+1 개혁’을 집권 2년 차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정부혁신전략회의체’를 구성해 공직 사회 개혁을 주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의 관행과 규제의 틀을 과감하게 깨야 한다”며 “공직자들의 마인드가 바뀌지 않으면 경제 전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간 수준의 유연한 인사 시스템’ ‘파격적인 성과주의’ 도입 등을 제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꾸려질 정부혁신전략회의체에선 역대 정부의 관성적 정부 개혁과는 차별화된 혁신 방안이 검토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 추진과 관련해선 “머릿속으로 계획할 단계는 지났다.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어 실행해야 할 때”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것은 작년 5월, 9월에 이어 올해 들어선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직후 MZ세대 70명을 포함해 공무원 약 150명과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 국격에 대한 소회를 밝혀달라’는 산업통상자원부 과장 질의에 “우리나라가 반도체,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산업의 기본이 되는 분야에 세계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공직자들이 기업이라는 생각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환경 분야를 예로 들며 “오염물질 배출을 엄격히 제한하는 방법도 있지만,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기술을 가진 기업을 지속적으로 지원·육성해 깨끗한 환경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며 “혁신적·효율적 정부가 되는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세종시 공무원들에 대해선 “다양한 사람들과의 접촉이나 전문성을 쌓을 기회가 줄어드는 등 어려움이 없는지 세심하게 살피면서 국내 대학 연합 캠퍼스 조성 등을 통해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26년간 공직생활을 한 선배로서 공무원들 고충을 잘 알고 있다”며 “직업공무원들의 오랜 경험과 과학·상식에 입각한 의사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다. 오전 10시 50분 시작된 행사는 예정보다 1시간을 훌쩍 넘겼고, 오찬도 오후 1시 넘어 스탠딩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오찬에서도 젊은 공무원들과 단체사진, 셀카를 찍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오후엔 대전 카이스트(KAIST) 창업원을 찾아 과학기술·디지털 혁신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국정을 이념이 아니라 과학에 맞추고 세계 최고의 혁신 허브를 지향할 때 우리 기업도 세계 기업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카이스트가 배출한 1200여 개 기업에 대해 정리한 가칭 ‘카이스트 혁신기업 창업사’를 책으로 발간하면 창업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업을 키워나가기 위해선 법률 전문가나 회계사와 같이 전문 인력 지원 프로그램도 함께 갖춰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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