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서 코스타리카까지…중국 '정찰 풍선' 세계곳곳 목격(종합)
미군 보고서에 2019년 플로리다·하와이 침범 기록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미국이 격추한 것과 비슷한 중국의 풍선이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등 중남미에서 잇따라 포착됐다.
세계 곳곳에서 목격담이 나오면서 풍선을 이용한 중국의 정보수집이 오랜 관행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뒤따르고 있다.
로이터·dpa 통신에 따르면 중남미 코스타리카 외교부는 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자국 상공에서 중국 풍선이 비행했다면서 중국 정부가 이 사실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코스타리카 외교부는 "수도 산호세 주재 중국 대사관은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면서 "이들은 해당 풍선이 기상 연구 등 전적으로 과학적 목적에 사용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중국이 미국에 내놓은 설명을 되풀이한 것이다.
중국은 2일 미국 몬태나주(州) 상공에서 탐지된 자국 비행체가 논란이 되자 기상 관측에 쓰이는 민수용 비행선이라고 주장했으며 4일 미국이 이를 격추하자 과잉반응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이날 중국 대사관은 해당 풍선이 그 어떤 국가에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코스타리카 외교부는 전했다.
그러면서 이 풍선이 기상 조건 등으로 인해 기존 경로에서 벗어났으며, 풍선에는 이 같은 오류를 수정할 수 있는 자체 기능이 부족해 실수로 코스타리카 상공에 진입한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또 다른 중남미 국가 콜롬비아도 3일 중국에서 온 비행체를 포착했다면서 자국 공역을 빠져나갈 때까지 이를 감시했다고 밝혔다.
당시 콜롬비아는 "해당 풍선이 국가 안보나 항공 보안에 위협이 되지는 않았다"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코스타리카에서 발견된 풍선과 콜롬비아에서 포착된 풍선이 같은 풍선인지는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일본, 미국 등 국가는 중국 정찰 풍선이 몇 년 전에도 자국 상공에서 포착된 적 있다고 발표했다.
5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중앙기상국 정밍뎬 국장은 "고공탐측풍선이 존재한 것은 이미 오래됐다"면서 2021년 9월과 지난해 3월 등 두 차례에 걸쳐 대만에서도 '고공탐측풍선'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정밍뎬 국장은 2021년 9월 풍선이 북부 쑹산 국제공항을 거쳐 타이베이 상공에 진입했으며 지난해 3월에도 유사한 풍선이 쑹산 국제공항을 거쳐 북부 타이베이, 타오위안, 중부 타이중, 서남부 자이 지역 등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기상국 직원 등이 촬영한 풍선 사진을 공개하면서 해당 풍선의 직경은 15∼20m로 일반적 기상 관측용 풍선의 직경(2m) 및 고도(30㎞)와는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도 2020년과 2021년 중국 정찰 풍선으로 의심되는 비행체가 자국 상공에 출현했다는 견해에 대해 미국 사안과의 관련성을 분석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앞서 2020년 6월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 2021년 9월 아오모리현에서는 풍선과 비슷한 흰색 구체가 목격된다는 정보가 연이어 접수된 바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 등 소식통은 미국 각 지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이전부터 중국 풍선이 목격됐다면서 이는 꾸준히 발생해온 일이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중국 풍선을 격추한 날인 4일 최근 몇 년간 동아시아, 남아시아, 유럽 등 5개 대륙에서 중국 풍선이 속속 포착돼왔다고 밝혔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다른 소식통은 텍사스, 플로리다, 하와이는 물론 미국 해군 및 공군 기지가 있는 괌 근처에서도 과거 중국의 정찰 풍선이 발견된 적 있다고도 전했다.
CNN 방송은 지난해 4월 작성된 '중화인민공화국 고고도 기구' 제하 미국 공군 정보 보고서를 입수,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인 2019년 "중국 정찰 풍선이 고도 19㎞ 정도에서 전 세계를 일주했다'는 내용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CNN은 해당 보고서에는 당시 풍선이 하와이와 플로리다를 가로질러 갔다고 명시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미군이 중국 정찰 풍선의 존재에 대해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첫 번째 증거라고 CNN은 전했다.
중국이 과거부터 군사 목적으로 정찰 풍선을 연구해왔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민해방군(PLA) 연구소가 지난해 4월 '특수 항공기'(special aircraft)를 주제로 발표한 논문에는 풍선은 적의 방공 시스템을 테스트하는 데 사용돼야 한다면서 "풍선은 적의 방공 시스템 (작동을) 유도하며 방공 시스템의 조기 경보 탐지 및 작전 대응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hanju@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우리집에 가자"…초등생 유인하려던 50대 '코드0' 발령해 체포 | 연합뉴스
- '마약 자수' 김나정, 필리핀서 귀국 직후 양성반응…경찰 조사(종합) | 연합뉴스
- 영동서 50대 남녀 흉기 찔려 숨져…"살해 뒤 극단선택한 듯"(종합) | 연합뉴스
- '동생살인' 60대, 법정서 부실수사 형사에 돌연 "감사합니다" | 연합뉴스
- '기찻길이 도로인 줄' 타이어 펑크난 채 선로 달린 만취운전자 | 연합뉴스
- [수능] 국어지문 링크에 尹퇴진집회 안내…경찰 "해킹아닌 도메인 구입"(종합2보) | 연합뉴스
- 이영애, '김여사 연관설' 제기 유튜버 화해거부…'끝까지 간다' | 연합뉴스
- [수능] '노이즈' 40번 이상 반복 등장한 국어 지문…"로제 아파트냐"(종합) | 연합뉴스
- 가족 앞에서 헤어진 여친 살해, 34세 서동하 신상 공개 | 연합뉴스
- 등교하던 초등생 머리 박고 도주…'박치기 아저씨' 검거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