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옐레나 합작’ 흥국생명, 외인 없는 선두 현대건설 턱밑까지 추격

7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환호하고 있는 흥국생명 김연경(왼쪽에서 두번째)과 옐레나(오른쪽에서 두번째). KOVO 제공

“사랑해요, 김연경!”

프로배구 여자부 2위 흥국생명이 홈구장을 방불케하는 응원 속에서 선두 현대건설과의 격차를 한껏 좁혔다.

흥국생명은 7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1 27-25 25-15)으로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흥국생명은 20승6패 승점60으로 현대건설(21승5패 승점60)과의 승점을 지우며 바짝 추격했다.

선두 자리를 놓고 벌어진 빅매치인만큼 수원체육관의 3789석이 모두 팔렸다. 대부분 현대건설의 팬들이었지만 좌석의 절반 가까이를 채운 흥국생명 팬들이 홈팬 못지 않은 응원의 목소리를 냈다.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경기인만큼 경기 전 양 팀 사령탑의 각오도 남달랐다. 김대경 흥국생명 감독대행은 “선수들에게 중요한 경기라고 이야기했고 멋진 경기를 하겠다”고 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떨린다”고 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7일 허리 통증으로 장기 이탈 중인 야스민 대신 몬타뇨를 영입하며 승부수를 던진 상태다. 강성형 감독은 “몬타뇨는 8일부터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국 현대건설은 이날 외국인 선수의 공백을 실감해야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22득점)과 외인 선수 옐레나 (20득점)로 구성된 ‘쌍포’가 42득점을 합작하며 팀의 완승을 이끌었다. 반면 현대건설은 양효진(14득점), 정지윤(10득점)등 국내 선수들이 활약했으나 역부족이었다.

흥국생명은 1세트 초반부터 점수를 뽑아내며 몰아부쳤다. 1세트 중간 18-19로 현대건설에게 한 차례 역전을 허용했을 뿐 계속 리드를 쥐고 있었다. 공격 성공률이 40.48%로 현대건설의 수치(29.79%)를 훨씬 웃돌았다.

2세트에도 25-25 매치포인트까지 갈 만큼 팽팽하게 승부가 이어졌다. 이 때 김연경이 시간차 공격을 잇따라 성공시키면서 2세트를 가져왔다. 현대건설은 리베로 김연견이 부상으로 주저 앉으면서 이탈하는 악재까지 맞았다. 기세를 완전히 가져온 흥국생명은 3세트에는 점수차를 10점으로 크게 벌리며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김연경은 “지게 되면 정규리그 우승이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경기에 임했다. 너무나 중요한 경기였는데 선두와 동률이 되어서 앞으로 경기가 더 중요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옐레나는 “이기고 싶었던 경기라서 더더욱 기분이 좋다. 코트에서 선수들이 모든 걸 다 쏟으려고 하고 최선을 다해 경기해서 이겼다”고 기뻐했다.

수원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