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대통령 탈당 없어야”…정계 개편 키맨 부인
대통령실 공식 입장 안 내
비윤 “당원 불안감 활용”
김한길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사진)이 7일 “(윤석열) 대통령이 탈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탈당 가능성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통령실이 ‘탈당은 없다’고 못 박지 않는 것을 두고,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윤심’(윤 대통령 의중) 후보를 당선시키려 당원들의 불안감을 활용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대통령 탈당설은 김기현 당대표 후보 후원회장이었던 신평 변호사의 주장에서 불거졌다.
윤 대통령 멘토로 불리는 그는 지난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안철수 후보가 당대표 된다면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을 탈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적었다. 같은 날 언론 인터뷰에서도 “김한길 전 대표가 (탈당 등 정계 개편에서) 역량을 발휘하실 것으로 본다” “윤 대통령께서 후보 시절부터 ‘국민의힘에 계속 몸을 담아야 하느냐’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비윤석열계는 대통령실이 공식 입장을 밝히라고 연일 촉구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SNS에 “정말 대통령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엄청난 스캔들”이라며 입장 표명을 요구했고,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는 SNS에 “(대선 때 헌신한 당원에 대한) 명백한 당원 모독 행위”라고 지적했다.
정계 개편을 주도할 것으로 지목된 김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개인적인 입장”을 전제로 위와 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이 탈당해서는 안 된다는 말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윤심 주자인 김 후보 낙선 등 윤 대통령이 탈당할 일이 발생해선 안 된다는 뜻으로 읽힐 수도 있다. 그는 자신이 정계 개편을 주도할 것이란 주장에 대해 “국민통합위원장의 직에만 충실할 뿐 정계 개편과 관련한 어떤 만남도 가진 적이 없고, 어떤 구상도 갖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대통령실은 이날까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신 변호사의 개인 발언을 두고 대통령실이 입장을 밝힐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윤안(윤석열·안철수)연대’ 발언에 적극 반박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김용태 후보는 통화에서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치려는 고도의 전략이라면 당원 협박에 해당한다”며 “대통령실이 아니면 아니라고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당내 일각에선 의도된 모호함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후보가 당선되지 않으면 분당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당원들 불안감을 활용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조미덥·유정인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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