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풍’에 밀리자…결국 ‘김·나 연맹’
양측 “많은 인식 공유·공조”
‘나’ 때리던 윤핵관들 “환영”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이 7일 윤석열 정부 성공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의 삼고초려에 나 전 의원이 사실상 김 후보 편에 선 것으로 해석된다. 나 전 의원이 대통령실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압박으로 불출마한 지 13일 만이다.
김 후보와 나 전 의원은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독대 오찬 후 취재진 앞에 함께 섰다. 나 전 의원은 “분열의 전당대회로 흘러가는 거 같아서 굉장히 안타깝다”며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과 내년 총선 승리”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20년간 동고동락하며 보수우파 정당의 가치를 지키고 실현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윤석열 정부 성공과 내년 총선 압승을 위해 나 (전 원내)대표에게 더 많은 자문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 입에서 나 전 의원이 김 후보를 지지한다는 명확한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김 후보는 “나 대표가 당에 대한 애정, 윤석열 정부 성공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공조할 일이 많을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많은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카메라 앞에서 손을 맞잡는 포즈를 취한 뒤 헤어졌다. 김 후보는 이후 YTN에 출연해 “ ‘사실상 지지 선언’이라면 그게 팩트”라고 말했다.
김 후보의 나 전 의원에 대한 삼고초려는 나 전 의원 출마 포기 후 안철수 후보 지지도가 급등하면서 김 후보가 2위로 밀리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와서다. 김 후보는 안 후보에 대한 색깔론 등 파상공세와 함께 나 전 의원 지지를 끌어내 그의 지지층을 흡수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특히 8~9일 예비경선에 앞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김 후보는 “나 전 대표가 김기현과 함께 손잡고 ‘우리 당을 재건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가 큰 것”이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 입장에서는 안 후보보다 김 후보 편에 서는 것이 부담이 작았다. 나 전 의원은 지난달 친윤계로부터 ‘반윤 우두머리’로 공격받을 당시 “저는 죽었다 깨도 반윤은 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안 후보가 반윤으로 몰린 상황이어서 나 전 의원이 안 후보를 지지할 수는 없었을 것이란 얘기다. 게다가 국민의힘 입당 1년이 안 된 안 후보와 달리 김 후보와는 오랫동안 보수정당에 함께 몸담았다.
‘나경원 때리기’에 앞장섰던 윤핵관들도 환영하고 나섰다. 장제원 의원은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함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굉장히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천하람 당대표 후보는 “나경원·김기현 연대가 플러스가 되기보다는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대연·조문희·문광호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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