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에 … 네카오 "숫자로 성과낼 때"

고민서 기자(esms46@mk.co.kr) 2023. 2. 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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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직원당 순이익 강조
"빅테크 6억 vs 네이버 5천만원"
카카오, 친구탭 열람 100억회 등
핵심지표 4가지 구체 목표 제시
"엔지니어 조직에서 웬말이야"
네이버CFO '생산성 발언' 사과

실적 둔화에 빠진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수익성 개선을 최대 과제로 내걸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 과정에서 생산성 강화를 강조하고 나서 '이제는 숫자로 성과를 낼 때'라는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에 따른 신사업 투자도 중요하지만 기존 적자 사업에 대한 손익분기점을 앞당기는 등 투자 회수도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 모두 영업이익률이 갈수록 떨어지는 등 수익성에 발목이 잡히자 임직원을 대상으로 내부 간담회를 진행해 경쟁사와 비교할 만한 핵심 성과지표(KPI)를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직원 불만이 쏟아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빅테크의 이 같은 움직임을 놓고 구조조정 신호탄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일단 현재로서는 네이버·카카오가 비용을 절감하겠다며 일련의 스타트업처럼 대놓고 구조조정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설익은 전망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네이버는 지난 3일 실적 발표와 함께 사내 소통의 일환으로 열린 '컴패니언데이'에서 최근 논란이 된 성과급 축소와 관련된 배경을 설명하고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회사가 처한 위기를 전하는 과정에서 네이버 경영진이 구글 메타 트위터 등 글로벌 빅테크와 견줘 네이버 구성원당 순이익이 각각 5억~6억원과 5000만원으로 큰 차이가 난다고 직접 비교한 것이 직원들 사이에서 원성을 샀다. 특히 전 세계적인 경기 불확실성에 따라 미국 빅테크들이 선제적으로 대규모 인력을 감축하는 가운데 나온 회사의 메시지에 직원들은 상당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의 한 직원은 "해외 빅테크는 해고를 하는데 우린 인력 적체에도 안 하고 있다는 걸로 읽혔다"며 "소통과 사기 증대를 위한다는 본래 취지가 무색했다"고 주장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6일 저녁 임직원을 대상으로 입장문을 발송하고 인당 생산성 발언 등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하며 진화에 나섰다. 김 CFO는 "(컴패니언데이) 생방송이라는 경직된 환경과 매번 준비된 대본 없이 바로 설명하는 포맷에서 저의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한 메시지가 많았다"며 "팀 네이버 여러분이 마음에 상처를 받으신 것을 되돌리기는 어렵지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카카오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임직원과 진행한 '오픈톡' 행사에서 2023년 신사업 계획과 함께 핵심 성과지표 4가지(친구탭 열람 횟수 100억회, 오픈채팅 일간 활성 사용자 수 1000만명, 친구 1000명 이상 친구탭 30만개 목표 등)를 제시하고 이를 관련 구성원들의 평가지표로 활용하겠다고 밝혀 사내에서 논란이 됐다.

카카오 한 직원은 "직원 중 상당수가 개발직군인데, 영업력을 강조한 것처럼 느껴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네이버와 카카오의 구성원 비율상 절반 이상이 개발자라는 점에서 KPI가 중요한 은행·보험사와 다른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게 IT업계 설명이다.

빅테크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이직이 정체돼 있고 성과 보상까지 줄어드는 분위기에서 회사가 위기라는 점을 알리겠다는 취지가 역효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카카오 등을 필두로 노조 가입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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