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 읽는 동시] 억울함
억울함
정두리
우리 식구들은
내가 걸핏하면
울고 떼쓴다고 한다
치, 아니다
툭하면 아무 때고
그러는 거 아니거든
내 말 무시하면
그러는 거지
지금처럼 그렇게 말하면
정말 울게 된다고
부끄럽고
억울해서 그러는 거잖아.
아이를 존중하며 대우하자
아이가 울 적엔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다. 몸이 아파서 울거나, 배가 고파서 우는 경우는 말 못 할 아기일 때지만 조금 커서 운다면 여러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 동시는 자기를 무시하는 데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흔히 우리 가정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네가 뭘 알아?”, “어른들 얘기하는데 왜 끼어드니?”, “넌 어려서 아무것도 몰라.” 등등.
무시당하는 일처럼 억울한 게 어디 또 있을까. 아이의 입장에서는 그저 부끄럽고 수치스럽기 그지없는 일이다. 이를 마음 아프게 생각한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란 말을 처음 사용하면서 어린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대해야 한다고 외친 거 아닌가. 그때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다곤 하나 아직도 우리 주변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어린이 학대’가 사회 문제로까지 등장하는 게 현실 아닌가.
몇 해 전, 이 지면을 통해 발표한 동시를 한 출판사에서 책으로 펴낸 바 있다. 그 책 제목이 ‘아이의 마음이 길이다’였다. 때 묻지 않은 아이 마음만이 행복한 세상을 가져온다는 뜻에서 그렇게 지었다고 했다. 옳은 말이다. 그 첫걸음은 바로 각 가정에서 아이를 울지 않게 하는 것이다. 아이를 존중하며 대우하는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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