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년 버틴 문화유산도 붕괴
내전 겪어낸 알레포 성채 등
옹벽 무너지고 큰 균열 생겨
수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문화유산도 6일(현지시간) 발생한 규모 7.8 강진을 버티지 못했다. CNN, 가디언 등 해외 매체들은 고대 로마와 비잔티움 시대 유적들이 지진에 무너져내렸다고 보도했다.
진앙인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에서는 20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가지안테프성이 파괴됐다. 가지안테프는 약 6000년의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도시다.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통신은 “가지안테프성의 옹벽이 무너지고 잔해가 성 주변으로 떨어져 있다”며 “망루 곳곳이 파손되거나 큰 균열이 생겼다”고 전했다. 가지안테프성은 히타이트(기원전 1700~1200년) 시기 처음 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시리아에서는 알레포, 하마, 바니야스 등의 문화유산이 파손됐다. 시리아 국가유산박물관국(DGAM)은 이번 지진으로 13세기에 지어진 알레포 성채 등 다수 문화유산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중세시대 사원과 궁, 목욕탕 등 과거의 모습을 간직한 유적들이 남아 있어 198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내전을 겪으며 알레포 구시가지 60%가 파괴됐고, 알레포 성채 또한 내전 내내 수난을 당했다. 2018년 알레포 성채는 다시 문을 열고 관광객들을 맞았지만 이번 지진으로 다시 건축물이 파손됐다.
알레포에서 남쪽으로 200㎞가량 떨어진 하마 지역에서도 이맘 이스마일 모스크, 시메미스성 등의 벽이 무너지거나 건물에 균열이 생기는 피해가 발생했다. 시리아 북서부 바니야스 외곽에서는 11세기 십자군전쟁 당시 요새였던 알마르캅성의 탑 한 곳에서 석재들이 떨어져나갔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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