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국제사회 연대와 구호 절실하다
튀르키예·시리아 접경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 피해가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새벽(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동부 가지안테프 인근에서 일어난 규모 7.8의 지진으로 양국 합계 5000명 가까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 지역은 12년 동안 계속된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황폐화되거나 피란민들이 수용된 곳인데, 대규모 재난이 또다시 덮친 것이다. 공포와 절망감에 휩싸였을 튀르키예와 시리아 시민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 피해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지구 공동체의 관심이 절실하다.
튀르키예 아나톨루 통신 등에 따르면 7일 오전 현재 튀르키예 약 3300명, 시리아에서 약 1400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상자와 매몰자가 많아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며칠 내 사망자가 2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지각판이 교차해 지진이 잦은 편인 튀르키예에서도 1939년 이후 최대 규모 지진이다. 사람들이 잠든 시간에 지진이 일어나 대피하기 어려웠고, 추운 날씨와 계속되는 여진으로 구조 작업이 더뎌 피해가 커지고 있다. 시리아 피해 지역은 오랜 내전의 여파로 건물이 많이 약해져 있었다고 한다. 가지안테프는 튀르키예에 수용된 약 360만명 시리아 난민 중 상당수를 수용하고 있어서 난민 피해도 큰 것으로 보고됐다.
각국 정부와 민간단체들이 피해 지역에 구호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 한국, 중국, 러시아, 이스라엘 등이 독자적 지원 계획을 밝혔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도 구호 지원에 동참할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 지원이 튀르키예에 집중되고 있는 듯하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가 많은 나라들과 우호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시리아는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등 고립돼 있어서 상대적으로 구호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통제 지역 모두 지진 피해를 입은 만큼 시리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곧 만 1년을 맞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가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대규모 재난에도 불구하고 각국 정부는 재정난을 이유로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을 수 있다. 세계인들이 잠깐이라도 차가운 무기, 가시 돋친 말들을 내려놓고 단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구하는 데 힘을 모으기를 희망한다. 인류는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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