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간다]아파트 밑에서 발파…금 가는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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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50미터 아래로 터널이 지나가는 아파트가 인천에 있습니다.
이 터널은 7년 전에 생겼는데 주민들은 당시 발파 작업 뒤에 아파트 균열이 심각해졌다고 말합니다.
지금은 어떨지, 이솔 기자가 다시 가봤습니다.
[기자]
아파트 입구입니다.
지붕 밑에 틈새가 생기면서 수평이어야 할 창틀이 기울어져 있는데요.
바로 앞 아스팔트 바닥엔 싱크홀이 생겨 주민들의 접근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조기운 / 아파트 입주자대표]
"깊이는 이렇고요. 한 40(cm)넘겠죠? 반경이 이만큼이면 이 밑이 약 1.5m 이상의 넓은 공간이 있다는 거죠. (이거 언제 생긴 거죠?) 두 달 됐어요."
주민들은 아파트 지하 50미터에 수도권 제2 순환도로 터널을 뚫으면서 300번 넘는 발파 작업이 이뤄졌고, 이때부터 동시다발적인 하자가 생겼다고 주장합니다.
인근 교회를 찾아가 봤습니다.
철제 문틀이 위태롭게 휘어져있고,
[조기운 / 아파트 입주자대표]
"휘어진 각도를 보시면요. 이쪽으로 넘어져 있다는 거 아닙니까. 터널 방향으로."
벽면 곳곳은 쩍쩍 갈라졌습니다.
기울어진 바닥에선 물통이 데굴데굴 굴러갑니다.
[석명진 / 교회 관리 집사]
"시에서도 우려를 해요. 이쪽으로 많이 다니게 되면 혹시 그 힘에 의해서 무너지면 안 되니까 안전한 쪽으로 다녀라.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감사하게 생각해요. 안 무너졌다는 게…"
터널이 비껴간 인근 아파트는 비슷한 시기에 지어졌지만 큰 문제가 없습니다.
[삼두2차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
"우리는 뭐 (터널이랑) 거리가 머니까 전혀 피해는 없었죠."
아파트 주민들과 교회 측은 터널 시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인과관계를 인정받지 못해 패소했습니다.
[이수곤 /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균열이 우리 집에 났다는 거를 집주인들이 어떻게 입증해요. 공사 관계자들이 자료를 주질 않는데. 진짜 전문가들은 나서지도 않아요."
광화문과 인접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가 지나가는 터널 초입.
인근 식당 벽면 여기저기에 균열과 누수가 생겼지만 주인은 시공사로부터 일부 보수 공사만 받고 각서를 써줬습니다.
[식당 주인 / 서울 종로구]
"테라스에 그거(타일) 다 일어난 거 (공사) 해주고는… 자꾸 바쁜데 와서 뭘 하나 내밀어. 사인해주고 나중에 보니까 앞으로 일체 민형사상 이런 거 얘기하지 마라."
전문가들은 발파 작업 등에 따른 피해 발생 시 인과 관계 입증 책임을 주민에게 떠넘겨선 안 된다고 조언합니다.
[이찬우 / 한국터널환경학회 회장]
"국토부가 나서서 사고 조사 위원회를 꾸려가지고 조사를 하면 되는 거거든요. 그게 국민들을 편하게 해주는 거잖아요. 그런데 나서지 않아요."
비용을 줄이려고 주거 지역 지하를 개발해 광역 교통망을 확충하는 사례가 최근 늘고 있습니다.
도심 한복판 발파 작업 등으로 인한 주민 피해를 줄이고 피해 보상을 쉽게 하기 위해 관련 법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다시간다 이솔입니다.
PD : 홍주형
작가 : 이태희
이솔 기자 2sol@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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