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청탁관계 왜 못 끊었나' 묻자 "돈 늦게 갚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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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 대가로 10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정근(구속기소)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재판부는 '왜 박씨와의 청탁·알선 등 관계를 끊어내지 못했느냐'고 물었는데, 이에 이 전 부총장은 "그때는 좀 미쳤었던 것 같다"며 "사업이 망하고 공직에 들어가지 못한 상황에서, 박씨에게 잘 보여서 돈을 조금 늦게 갚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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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피고인신문서 혐의 부인 입장 재차 확인
"청탁 명목 금품수수, 전혀 사실무근"
"박씨 만나기 전까지는 검소하게 살아"
'차용' 명확히 하지 않은 이유 설명 못해
[서울=뉴시스]신귀혜 기자 = 청탁 대가로 10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정근(구속기소)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부총장의 4차 공판기일을 열고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이 전 부총장은 '사업가 박모씨는 피고인에게 각종 청탁 명목으로 도합 2억7500만원을 지급했다고 주장하지 않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단 하나도 해당사항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20대 총선 당시 선거운동 수행원을 통해 현금을 전달했다'는 박씨의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라며 "언제 수행원이 내게 돈을 줬다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전 부총장은 박씨를 만나기 전까지는 명품과는 거리가 먼 검소한 생활을 했다며 "박씨가 보여주는 돈에 취했거나 거기에 홀려서 정신이 나갔던 것 같다"고 했다.
이 전 부총장은 박씨에게 현금 외에 명품 가방, 신발 등을 받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재판부는 '왜 박씨와의 청탁·알선 등 관계를 끊어내지 못했느냐'고 물었는데, 이에 이 전 부총장은 "그때는 좀 미쳤었던 것 같다"며 "사업이 망하고 공직에 들어가지 못한 상황에서, 박씨에게 잘 보여서 돈을 조금 늦게 갚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날 이 전 부총장은 박씨와의 금전관계를 '차용'으로 명확히 설정해두지 않은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이 전 부총장은 박씨와의 금전 거래가 단순한 차용에 불과하며 이에 대해서도 일부 변제가 이뤄졌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날 검찰 측 반대신문 중 이 전 부총장은 당시 금전 거래와 관련해 차용증 작성이나 이자 설정 등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공직을 하려는 사람으로서 돈 관계를 깔끔히 하는게 맞을텐데, 차용이라는 취지를 분명히 해두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냐"고 질문했다.
이 전 부총장은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비밀을 지키라', '나를 믿으라'는 (박씨의) 말들에 젖어든 것 같다. 불법 자금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안일한 태도 때문"이라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 전 부총장의 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10일 열린다.
이 전 부총장은 2019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청탁 명목으로 사업가 박씨로부터 수회에 걸쳐 9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 2020년 2월부터 4월까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비용 명목으로 수회에 걸쳐 박씨로부터 3억300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도 조사됐는데,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이 총 10억원대 금액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marim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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