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대지진, 80여년 쌓인 힘 대폭발…"韓도 단층 조사 필요"

김인한 기자 입력 2023. 2. 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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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지진은 판 경계서 발생, 튀르키예 4개 지각판 만나는 지점판 서로 다른 힘·방향으로 움직이며 응력(Stress) 축적하다가 폭발"스트레스 폭발하듯 지각판·단층 응력 폭발…단층 실태조사 필요"
튀르키예 지진의 과학적 원인. /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으로 사망자가 4000여명을 넘어선 가운데, 과학자들은 규모 7.0이상의 대지진이 80여년만에 돌아왔다고 분석했다. 튀르키예는 4개 지각판이 만나는 경계에 있는 국가로, 판 경계에서 일어나는 대규모 지진은 피할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한국이 튀르키예처럼 판 경계에 있진 않지만, 지진을 유발하는 단층 조사가 부족하고 지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아 한 번 발생하면 막심한 피해를 예상한다.

조창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7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본 튀르키예 가지안테프 일대에는 동 아나톨리아 단층이 존재한다"며 "이 단층은 150년마다 규모 7.0이상의 지진이 보고되고 있으며 84년 전 이번과 비슷한 규모로 지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날 오전 4시17분쯤 튀르키예 남동부 가지안테프 일대에서 규모 7.8의 초강력 지진이 발생했다. 같은 날 오후 1시24분쯤에는 가지엔테프에서 북동쪽 인근에 있는 카흐라만마라슈에서 규모 7.5의 지진이 뒤따랐다. 현재까지도 지진이 계속되고 있다.

[가지안테프=AP/뉴시스]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에서 한 여성이 지진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를 치우며 실종자 수색을 돕고 있다. 이날 새벽 발생한 지진과 여진으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의 사망자 숫자가 늘어가고 있다. 2023.02.07.


과학계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아프리카 판, 아라비아 판, 아나톨리아 판, 유라시아 판 4개가 만난다. 여기에 동 아나톨리아 단층과 북 아나톨리아 단층이 움직이며 지진을 유발한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지역은 아라비아 판과 아나톨리아 판이 움직이며 쌓인 응력(Stress·외력을 가했을 때 그에 대응하는 저항력)이 폭발해 발생했다. 특히 이 지점에 지진을 유발하는 동 아나톨리아 단층까지 존재해 피해가 더 커졌다.

김병민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과 교수는 "지각판 4개는 서로 다른 힘과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응력'이라는 힘을 응축한다"며 "사람이 스트레스를 극복하지 못하면 병이 나는 것처럼, 판 경계에서 스트레스(응력)가 커지면 지반이 버틸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축적된 에너지가 일시적으로 폭발해 대규모 지진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아나톨리아 판과 아라비아 판이 경계에서 힘을 응축했고 동 아나톨리아 단층이 움직이며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튀르키예 강타한 7.8의 이례적 지진, 한국은 안전할까…"한반도 인근 단층 조사 필요"

전문가들은 한국은 지각판 경계에 있지 않아 튀르키예처럼 대규모 지진은 덜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경주·포항 지진처럼 규모 5.0이상의 지진이 빈도가 점차 빨라져 이에 대한 대응이 있어야 한다고 공감한다.

특히 한반도 인근 단층 조사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그에 따른 대책 모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한국에 규모가 작은 지진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시각도 있어 주변국과 정보 공유도 필요할 전망이다.

조창수 센터장은 "지각판 경계에 있는 튀르키예나 일본과 비교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하지만 한국은 경주, 포항, 홍성 등에서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안전지대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병민 교수는 "우리나라는 튀르키예와 일본, 미국 서부 등과 비교하면 지진 발생 가능성과 빈도가 낮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튀르키예보다 작은 규모의 지진이 낮은 빈도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만 지진이 한 번 발생하면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건물 내진 설계와 사회적으로 지진 대피에 대한 인식이 취약하다"며 "관련 사항을 점검하고 한반도 인근 단층 조사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현구 서울대 건축공학전공 교수는 "튀르키예 지진과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건물을 지을 때 건축구조공학자나 건축구조기술사의 협력을 받도록 해야 한다"며 "이는 건축법 개정을 통해 대비할 수 있는 사안으로, 이런 제도적인 뒷받침을 통해 500년~1000년에 한 번 오는 지진을 대비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지난해 통가 해저화산 폭발부터 일본 사쿠리지마 화산 분화, 멕시코 지진 등 초대형 재난이 지구를 뒤덮고 있어 관련 의식은 물론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튀르키예 현지에서 지진으로 건물이 붕괴되는 모습. / 영상=튀르키예 URFA TV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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