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가려고 했는데 발리도 못 가겠네”...대한항공 마일리지 가치 대폭 삭감

서진우 기자(jwsuh@mk.co.kr) 2023. 2. 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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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마일리지는 국내선 20원
뉴욕행 일등석 가치 따져보니
4월엔 91원서 54원으로 추락
1마일리지 가치 10원 미만
쇼핑·호텔·도서 이용 확대
대한항공 ‘부채’ 축소 전략
보너스 항공권 전체 좌석 5%뿐
“마일리지 쓸래야 쓸수 없다”
[사진 = 연합뉴스]
오는 4월 이후 항공권을 발권할 때부터 대한항공 마일리지 정책이 바뀐다. 마일리지로 티켓 구매시 1마일리지당 가치를 환산할 경우 장거리 노선일수록, 좌석 등급이 높을수록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일리지를 사용해 여행계획을 짜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이같은 마일리지 정책 변화를 눈여겨봐야한다.

7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4월 1일부터 마일리지 정책이 대폭 바뀐다. 기존에는 국내선 1개와 동북아시아, 동남아, 서남아, 미주·구주·대양주 등 4개 국제선 지역별로 마일리지를 일괄 공제했었다. 하지만 정책 변경 이후에는 지역별이 아니라 운항거리에 따라 국내선 1개와 국제선 10개로 기준이 세분화된다. 핵심은 장거리 여행을 할수록 마일리지 차감폭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국내선의 경우 서울-제주 구간 편도 가격이 평균 10만원이고, 마일리지로 티켓 구매시 5000마일(평수기 기준)이 필요하다. 이를 감안하면 1마일리지는 20원의 가치를 지닌다. 장거리 노선인 국제선 티켓을 마일리지로 구매할 경우 가치는 더 커진다. 가장 인기 있는 노선인 인천-뉴욕 편도 가격은 4월 1일행 기준 이코노미석 130만원, 프레스티지석 429만원, 일등석 730만원이다.

해당 항공권을 마일리지 개편 전인 오는 3월까지 발권할 경우 각각 3만5000마일, 6만2500마일, 8만마일이 필요하다. 이 경우 1마일리지가 갖는 가치는 이코노미석 37원, 프레스티지석 69원, 일등석 91원이다.

하지만 4월 1일부터 같은 티켓 구매시 필요한 마일리지는 이코노미석 4만5000마일, 프레스티지석 9만마일, 일등석 13만5000마일로 급등한다. 이 경우 1마일리지가 갖는 가치는 이코노미석 29원, 프레스티지석 48원, 일등석 54원으로 뚝 떨어진다.

이에 따라 호텔·항공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커뮤니티 한 회원은 “5월에 해외여행을 가려고 마일리지 ‘영끌(끌어모은 것)’했는데 인기 있는 노선만 마일리지 차감 기준이 높아졌다”며 “마일리지 차감 인상률이 너무 심하다”고 지적했다.

보너스 항공권 구입을 위해 마일리지를 쓰려 해도 사용 가능 좌석이 편당 5%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도 소비자 불만을 부추긴다. 마일리지 사용이 가능한 잔여 좌석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경우가 허다한 셈이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은 “항공권 티켓 예매는 360일 전부터 가능한데, 티켓 예매가 시작되면 인기 있는 노선의 일등석과 비즈니스석 마일리지 구매는 광속으로 마감된다”며 “어렵게 모은 마일리지를 대체 어떻게 쓰란 말이냐”고 토로했다.

마일리지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커지자 대한항공은 보너스 항공권 구입 외에 호텔 숙박이나 쇼핑 등에도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호텔의 경우 서귀포칼호텔과 그랜드하얏트인천, 하와이 와이키키리조트 등에서 마일리지를 사용해 숙박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곳에 마일리지를 사용하면 보너스 항공권에 쓸 때보다도 훨씬 손해다. 서귀포칼호텔의 경우 주말 요금이 19만원 정도인데, 여기에 필요한 마일리지는 2만2000~3만마일이다. 최대 3만마일 소요를 가정하면 1마일리지의 가치는 6원에 불과하다.

대한항공은 이 외에도 키자니아나 제주민속촌 입장권, 이마트 상품권 구입에도 마일리지를 쓸 수 있게 해놨다. 이마트의 경우 1400마일로 1만원 상품권을 구입할 수 있다. 이 경우 1마일리지 가치는 7원에 그친다. 최근 대한항공은 교보문고 1만원 도서 구입에도 이마트와 마찬가지로 1400마일리지를 차감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새로 추가했다. 1마일리지 가치는 7원으로 같다.

대한항공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은 10년이다. 다만 코로나19 탓에 지난해 말 소멸될 예정이던 마일리지는 올해 말까지 1년 연장됐고, 이미 두 차례 연장했던 2020~2021년 소멸 예정 마일리지 유효기간은 올해 6월 30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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