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철수' 안 한다…"1위 후보가 사퇴하는 거 봤나"

조익신 기자 입력 2023. 2. 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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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정 운영의 적이다" 대통령실의 공개 경고를 받은 안철수 후보, 어제(6일) 공식 일정을 잠정 취소하자, 정치권에서는 당대표 도전을 포기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았죠. 안 후보는 '철수'는 없다며 일축을 했습니다. "1위 후보가 사퇴하는 걸 봤느냐"는 거죠. 또 경쟁자인 김기현 후보는 '색깔론'으로 네거티브전도 펼쳤는데요. 관련 내용을 정치인사이드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어제 하루 공개 활동을 잠시 중단했던 안철수 후보, 오늘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윤안연대'란 용어를 쓰지 마라, 대통령실의 공개 경고를 받았죠? 용산의 지령을 충실히 이행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 저는 윤석열 대통령님과 함께 후보 단일화를 통해서 정권교체에 기여했습니다.]

'윤핵관'이란 말도 금지어에 포함됐죠. 안 후보 측은 이 역시 새로운 용어로 대체를 했습니다. 꽤나 고심해서 말입니다.

[김영우/안철수 캠프 선대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윤석열 대통령 호위무사 의원들은 지금 이 전당대회가 무엇을 위한 전당대회인지를 한번 성찰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합당, 입당까지 한 유력 후보에 대해서 '당신은 아니다. 윤심은 안철수에게 없다' 이렇게 하면 그건 말이 안 되는 거죠. {호위무사 의원들, 그렇게 김 의원님은 그렇게 정리하신 거예요, 단어를?} 호위무사 의원들, 이런 단어 외에는 제가 찾아보기가 힘들어요.]

대통령실에서 흡족해할까요? 일부에선 안 후보가 경선을 포기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죠. 나경원 전 의원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겁니다. 안 후보, 특유의 유머로 중도사퇴설을 받아넘겼는데요.

[안철수/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 {당대표 중도사퇴론이 자꾸 나오는데요. 이런 소문이 왜 자꾸 나오는지 혹시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절대로 김기현 대표님 사퇴하시면 안 됩니다. 끝까지 함께 대결했으면 합니다. {김기현 후보가 아니라 본인의 사퇴론 지라시가 돌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선 어떻게…} 1위 후보 사퇴하시는 거 보셨습니까?]

[김영우/안철수 캠프 선대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우리 머릿속에 아예 없는 일이다. 그것은 큰일 날 일이다, 생각을 하죠. 그래서 '안 철수'입니다.]

안 후보의 여유, 아무래도 여론조사 결과 덕분인 듯하죠. 대통령실과 호위무사들의 공세에도 오차범위 안에서 수위를 지켰습니다. 양자대결에서도 격차가 좀 더 줄긴 했지만, 우위를 보였습니다.

'어대현'이란 말, 지금은 쏙 들어갔죠. 추격자가 된 김기현 후보, 마음이 급해졌나 봅니다. 안 후보의 과거 발언을 한땀한땀 찾아내 '색깔론'을 폈습니다. 한편으론 자신이 보수 적통임을 강조하면서 말입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 저는 이 당, 저 당을 기웃거리지 않고 한 번도 탈당하지 않고 정통보수의 뿌리를 지켜온 사람입니다.]

갑작스런 '안보관 검증', 안 후보는 이미 증명을 했다는 입장인데요.

[안철수/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 오늘 색깔론 꺼낸 게 없었어요. {SNS 통해서…} 부지런하시네요. SNS까지 하실 시간이 계시네… 우리가, 제가 윤석열 대통령님과 함께 서로 후보 단일화를 통해가지고 이 정권교체에 일조를 했지 않습니까. 저는 그걸로 해서 제 생각을 증명했다고 생각합니다.]

대선 후보 단일화, 설마 '국공합작'이었다는 주장은 아니겠죠? 김 의원의 색깔론 공세, 새로운 '연포탕'을 끓이기 시작했다는 비판도 나오는데요.

[박원석/전 정의당 정책위의장 (JTBC '뉴스룸 뒤(D)' / 어제) : 김기현 의원의 연포탕은 그게 원래 연대, 포용, 탕평이잖아요. 제가 보기엔 연대를 포기한 한탕주의가 돼 버렸어요.]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이번엔 안철수 후보가 새로운 연포탕의 재료라는 겁니다. 친윤계도 재료 손질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는데요. 안 후보의 '금과옥조'죠. 후보단일화로 정권교체에 기여했다는 주장, 폄하에 들어갔습니다.

[김정재/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안철수 대표의 전공이, 서울대 출신인데도 이분 전공이 연대 같아요, 연대. 단일화와 연대. {연대라고요?}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좌우 가리지도 않고, 보수 진보도 가리지 않고, 그때그때 편의대로 계속 연대를 해 나가시는 그런 분인데. 그 당시에도 국민의힘밖에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고…]

좌우 눈치를 보다, 어쩔 수 없이 윤석열 대통령의 손을 들어준 것뿐이라는 겁니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갈 때가 다르다는 말이 있죠. 당시 단일화에 더 적극적이었던 건 윤 대통령이었습니다.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해 3월 4일) : 안철수 후보께서는 이 단일화로 사퇴를 하셨지만, 이것은 철수한 것이 아니라 정권교체해서 더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 진격하신 겁니다. 안철수의 진격입니다, 여러분!]

[김영우/안철수 캠프 선대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있는 표, 없는 표 다 박박 긁어가지고 결국 0.73% 차이로 이긴 거예요. 유력 당대표 후보에 대해서, 과거 야당 시절에 있었던 언행에 대해서 이렇게 정면으로 꼬투리 잡는 것은 우리 스스로 집권 여당임을 포기하는 것이다…]

팔팔 끓는 연포탕 안에서 '토사구팽'을 당할 처지에 놓인 안 후보, 그 배경엔 윤 대통령이 있죠.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의 인생철학이 '팽'이다, 쓴소리도 나왔습니다.

[박원석/전 정의당 정책위의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거의 토사구팽이 인생철학 비슷해요.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 돼가지고 뒤통수 때리고, 그다음에 이준석 대표하고 손잡고 대선 이기고 이준석 또 솥에 넣어가지고 삶아 먹고, 그다음에 안철수, 나경원 다 마찬가지 아닙니까.]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마저 '팽'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가 됐죠. 김기현 후보의 후원회장이자, 윤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신평 변호사, 미래권력인 안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탈당해 신당을 차릴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신평/변호사(김기현 후원회장) (JTBC '뉴스룸' / 어제) : 만약에 안철수 의원이 여당 당대표가 되시면 더욱 국정운영의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윤 대통령이 취임 1년도 안 돼서 레임덕과 비슷한 상황에 떨어질 우려가 있는 거죠. 이 나라를 제대로 이끌어나가야 할 책무에서 여러 가지 방도를 대통령은 모색을 당연히 해야 합니다.]

비윤계에선 당원 협박이냐,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는데요.

[천하람/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YTN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 / 어제) : '안철수 후보 찍으시면 우리가 야당 됩니다'라는 소리거든요. 대통령이 탈당하면 바로 야당 되는 거 아닙니까?]

[문병호/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경선에서 진다고 해서 무슨 신당을 만든다? 완전히 진짜 이건 경선불복에 당원 협박이죠.]

경선에서 지면 신당을 만든다는 발상, 찌질하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졌다고 나가면 찌질한 거죠. 졌다고 탈당해서 나가서 정당 만들면 그게 루저 정당이잖아요. 져서 나가서 만드는 루저 정당은 계속 져요.]

친윤계에서도 이건 아니다 싶었나 봅니다.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다, 선을 그었는데요.

[김정재/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어떤 경우든 간에 대통령의 탈당을 언급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저는 가능성도 제로일 뿐만 아니라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그런 생각을 하고요. 아니 뭐 안철수 후보가 되든 천하람 후보가 되든 당은 그대로 존재하죠. 그대로 존재하는데, 그런데 당에 착근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당에 착근하기 쉽지 않다라? 벌써 흔들기를 생각하는 중인가 봅니다. 이준석 전 대표처럼 말입니다. 윤안연대 퇴짜, 색깔론 제기 여기에 신당창당설까지, 모두 대통령실이 직간접적으로 얽혀 있는데요. 윤 대통령의 당무개입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죠.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당비를 한 달에 300만 원씩 낸다"며 "당원으로서 대통령은 할 말이 없겠느냐"는 반응을 내놨는데요. 딱 낸 당비만큼만 영향력을 행사할 거냐, 쓴소리가 나왔습니다.

[천하람/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대통령 300만원 내시는 기준이면 그러면 당원들 1000원 내는 거에 비례해서 영향력만 행사하실 겁니까? 그거 몇 표 안 됩니다. 300만원 나누기 1000원 해보십시오. 그거 몇 표 안 돼요.]

대통령의 의견 개진은 사실상 지시와 다름없다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장성철/공론센터 소장 (JTBC '뉴스룸 뒤(D)' / 어제) : '그 전당대회 당대표 뽑는 룰, 100% 당원으로 하는 게 맞는 거 같아' 이게 의견이에요? 이건 개입 아니에요? {룰에 대해서 대통령이 자기 의견을 과하게 표현한다는 거죠, 원론적인 입장이 아니고 구체적으로.} 권력을 가진 분은 의견이 없어요. 그건 지시고 통제고 강요예요.]

당무개입 논란, 한달에 천원씩 내는 당원도 나름의 판단이 있겠죠.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하태경 의원의 말로 정리합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유권자인 당원들은 어떻게 볼 거냐, 저는 경선 개입으로 볼 것 같아요. 당원들이 바보는 아니잖아요. 대통령 마음이 누구한테 있는지 지금 다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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