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김기현 “햇볕정책 기조 반대는 안돼”···이준석 “15년 세월이 뭘 바꾼건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7일 당권주자인 김기현 후보가 2007년 “햇볕정책의 전체적 기조 자체를 반대해선 안 된다”고 했던 과거를 거론하며 “15년의 세월이 (김 후보의) 무엇을 어떻게 바꿔놓은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가 경쟁주자인 안철수 후보의 “햇볕정책 계승하겠다”는 발언을 꺼내들어 정체성 논란을 지피는 것을 비꼰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2007년 기사를 게재하며 “정치하면서 가장 마음 아프게 바라보는 분들이 소장파로 시작해서 극단적인 방향으로 달려가는 분들”이라며 “사람이 위기일 때 진면목이 나온다고 아무리 곤궁하고 힘들어도 이 길을 계속 갈 수는 없는 것인가”라고 전했다.
이 전 대표가 인용한 2007년 2월29일 ‘한, 孫 햇볕정책 계승 발언 논란’ 기사에서 소장파 주축인 ‘수요모임’ 소속이었던 김 후보는 “햇볕정책의 전체적 기조 자체를 반대해선 안 되고 한국이 주체가 돼 북한을 적극 변화시키는 ‘진짜 포용정책’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SNS에서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다시 조명된 안 후보의 과거 발언들이 당원들을 술렁이게 하고 있다”며 안 후보의 ‘햇볕정책 계승’ 발언을 거론했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 대표에 도전했다면 당의 정체성, 당의 정신과 전혀 다른 언행에 대해 한번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하지 않겠나”라며 “피하지 말고 당당하게 답해달라”고 추궁했다.
이 전 대표는 “적어도 저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누군가를 종북으로 몰고, 누군가의 과거 정책적 스탠스를 곡해해서 공격하는 일이 없었으면 했다”며 “당장 김기현 후보측에서 제가 좋아하지 않는 안철수 후보 측에 ‘햇볕정책에 대해서 했던 이야기’의 해명을 요구하고 있는데 제가 아는 김기현 후보는 우리 당에서 누구보다 이념에서 자유로웠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또 “15년의 세월이 무엇을 어떻게 바꿔놓은 것인가”라며 “전당대회에서 누가 이기는지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이기고 지느냐, 그래서 우리가 힘들게 쌓아올린 더 넓어진 지지기반을 유지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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