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더디기만 한 지진 대책, 포항 참사 벌써 잊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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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7.8의 대형 지진이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서부를 강타하면서 인명피해가 일파만파로 늘고 있다.
튀르키예 남부는 내진 인프라가 부실해 지진으로 인한 진동에 쉽게 무너졌다.
지난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76회이며 3.0 이상도 매년 10.8회에 이른다.
일본이 동일본대지진을 계기로 쓰나미 대응 차원에서 150개의 센서를 해저에 설치한 사례는 참고로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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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진보강 지원 대폭 늘려야

인명피해가 컸던 것은 건축물 안정성이 낮은 탓이다. 시리아는 전쟁 탓에 구조가 약화된 건물이 많았다. 튀르키예 남부는 내진 인프라가 부실해 지진으로 인한 진동에 쉽게 무너졌다.
한국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2016년 경주 지진(규모 5.8)과 2017년 포항 지진(규모 5.5)은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76회이며 3.0 이상도 매년 10.8회에 이른다. 지난달 9일 새벽 인천 강화도 서쪽 해상에서 지진이 발생해 서울 주민까지 진동을 느꼈다. 강화도 지진은 수도권을 포함한 한반도 전 지역이 지진의 사정거리 안에 있다는 점을 각인시킨 사례다. 튀르키예 지진참사를 강 건너 불구경할 일로 치부할 게 아니라는 뜻이다. 본지가 매년 재난안전지진포럼을 열어 지진 대재앙에 대비할 어젠다를 제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해 열린 제5회 포럼에서 국내외 지진 전문가들이 제시한 지진 대응책들을 곱씹어보자. 먼저, 전국적으로 지진계 설치지역을 늘리고, 단층조사를 면밀히 펼쳐야 한다. 삼면이 바다인 특성상 쓰나미 대응책도 강화해야 한다. 일본이 동일본대지진을 계기로 쓰나미 대응 차원에서 150개의 센서를 해저에 설치한 사례는 참고로 할 만하다.
더 중요한 것은 구조물 보강이다. 지진 충격에 따른 물질·인명적 피해는 대부분 구조물 붕괴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구조물 안전은 내진성능 평가를 받고, 이어서 내진보강 과정을 거쳐 확보된다. 정부는 건축물의 내진성능을 보강하는 계획을 수립해 시행 중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공공건축물은 2035년까지 100% 내진보강을 완료할 방침이다. 지난해까지 72%의 공공건축물에 대한 내진보강을 끝내 순조로운 편이다.
관건은 민간건축물이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민간건축물 중 내진보강이 완료된 곳은 15.2%에 그쳤다고 한다. 연면적 1000㎡ 이상 건물 700만동 가운데 무려 500만동이 지진 피해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건물 소유주들은 적잖은 비용이 드는 내진보강 참여에 소극적이다. 내진보강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비율은 20% 수준에 그치고 있다.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려면 지원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지진 한 번으로 우리가 쌓아 온 공든 탑이 허무하게 무너질 수 있다. 천재지변의 불확실성에 맞서 인류가 할 수 있는 건 철저한 예방시스템 확립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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