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갈등 커지는데…中, 8년 만에 '제조업 굴기' 다시 꺼냈다
美보복관세로 2019년 꼬리 내린
'제조 2025'와 유사, 속뜻에 관심
이번엔 특정 산업군 육성 제외
경제팀 꾸려 상세정책 내놓을 듯
정찰용 풍선 격추로 미·중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중국이 ‘2025년 품질 강국’을 목표로 제시하고 나섰다. 과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견제에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던 ‘중국제조 2025’와 비슷한 정책이다. 미국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의 의도가 무엇인지 관심이 쏠린다.
다시 등장한 제조업 육성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는 7일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행정부인 국무원이 공동으로 ‘질량(품질)강국 건설 강요(綱要)’를 수립했다고 보도했다. 신화사는 품질강국 건설은 중국의 ‘큰 경제’를 ‘강한 경제’로 전환하는 조치이자 인민의 삶을 개선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발표 주체인 공산당 중앙위는 장관급 이상 200여 명으로 구성된 중국 공산당의 핵심 기구다. 강요는 공산당의 중장기 정책 가이드라인이다. 지난해 10월 20차 당대회에서 새로 구성된 중앙위가 품질을 강조한 산업정책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것은 향후 정부 정책이 제조업을 비롯한 산업 품질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신호로 해석된다.
이번 강요는 중국이 2015년 대대적으로 발표한 ‘중국제조 2025’와 상당 부분 비슷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시 리커창 중국 총리는 2015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업무보고에서 ‘품질 혁명’을 내걸고 제조업 강국 달성 로드맵인 중국제조 2025를 제시했다. 항공우주장비, 전기자동차 및 배터리, 바이오 등 10대 전략산업도 제시했다. ‘2025년 반도체 등 핵심 기술·소재 자급률 70%’ 목표도 중국제조 2025에서 나왔다.
그런데 중국제조 2025라는 키워드는 2019년 업무보고부터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국무원의 관련 홈페이지도 개점휴업 상태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7월 중국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전쟁을 벌이자 중국이 꼬리를 내린 것이다. 미국이 중국의 자국 산업과 기업에 대한 보조금 정책을 문제 삼자 중국은 전략산업을 대놓고 지원하기 어려워졌다.
미국에 공 넘기는 중국
중국이 이번에 제시한 품질강국 건설 강요는 ‘2025년까지 전면적 수준 향상’ ‘2035년까지 강국 건설’ 등을 내걸었다는 점에서 중국제조 2025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중국제조 2025의 시간표는 ‘2025년 제조업 강국 도약, 2035년 선두권 안착’이었다. 품질 외에 녹색 발전, 브랜드 강화, 창업 등을 강조한 측면도 두 계획의 공통점이다.
이번 강요는 제조 공정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으로 표준화, 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등을 제시했다. 식량 자급률 향상을 목표로 하는 농업기술 개발, 동서 균형 발전을 위한 거점 도시 및 산업단지 구축도 담았다.
다만 이번 강요는 중국제조 2025와 달리 특정 산업군을 육성한다는 방침은 포함하지 않았다. 국회 격인 전인대에서 구성될 새 경제팀이 보다 상세한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리창 신임 총리 내정자 등의 인사가 이번 전인대에서 확정된다.
중국이 제조업 육성 전략을 들고나온 시점이 미국이 중국 정찰용 풍선을 격추하면서 양국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중국은 해당 풍선이 우발적으로 진입한 기상관측용 민간 장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공격은 과잉 대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중국은 풍선 발각 초기에는 소셜미디어에서 관련 게시물을 검열하다가 격추 이후부터는 역공에 나서며 검열을 해제해 반미 여론을 조장하고 있다. 다만 양국 정부는 풍선 갈등이 더 이상 커지는 것을 바라진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이 이 시점에서 중국제조 2025와 비슷한 강요를 공개한 것은 미국의 반응을 확인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중국에 대한 대응이 약하다는 비판을 받는 조 바이든 행정부를 압박하는 전략이 담겨 있다는 설명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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