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성(性), 여전히 갈 길이 멀다 ③[정윤하의 러브월드]
인간의 3대 욕구를 신봉한다. 흔히 식욕, 수면욕, 성욕이라 부르는 세 가지는 인간을 미치게 만든다. 배고프면 참을 수 없고, 졸리면 반드시 잠을 자야 하며, 때때로 몰아치는 불 같은 성욕은 인간의 외로운 침대를 고통스럽게 만든다. 그것은 그야말로 본능이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인간이 살면서 반드시 필요한 세 가지, 인간이 하지 않고선 살 수 없는 가장 기본적인 욕구. 이 자연스러운 욕망 안에는 성욕이 포함돼있다.
선진국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유럽은 장애인에 대한 성욕 해소 도우미를 인정하는 국가가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으며, 일본 역시 민간 단체가 이미 존재한다. 성인용품의 계발이나 연구도 진행된다. 장애인을 위한 성인용품, 리얼돌 제조 등의 사회적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반면 우리는 지난 10년간 성 도우미에 대한 성매매 논란, 장애인 성욕을 표현한 영화에 대한 퇴폐성 논란 등이 반복될 뿐이었다.
물론 이제 시작이다. 장애인푸른아우성은 여전히 장애인 성교육 시스템과 성적 인권 향상을 위해 발 벗고 뛰고 있다. 성 토크쇼도 그 일환이다. 일종의 교육이자 인식 개선을 위한 문화적 공헌 활동이다.
최대 성인용품 기업 바나나몰의 지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성인용품은 여러 모로 도움이 된다. 기술의 진보가 빠르다. 이미 가상 현실 속을 체험할 수 있는 VR 성인용품이 존재하고, 불감증 여성의 오르가즘을 돕는 성인용품까지 나왔다. 이젠 두 손을 안 쓰고도 자동으로 성욕을 풀어주는 여성·남성 성인용품도 인기다.
장애인을 위한 성인용품을 개발, 출시하고 그것을 복지 단체에 지원한다. 리얼돌이 합법화 되고, 전국 각지의 장애인 협회와 리얼돌의 실용성에 대한 대화를 진행한다. 콘돔 사용법 등 조금 더 실제적인 성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이런 것들이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
남은 건 시선이다. 편견이다. 그리고 근본적인 질문이다. 장애인의 성적 권리는 어떤 식으로 보장될 수 있을지, 그들의 성과 사랑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다 함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장애인의 성문제는 현실이고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진짜 소외된 자는 다른 곳에 있는 게 아니다. 우리들 옆에 조용히 숨어 있다.
정윤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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