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SM엔터 경영도 참여…지분 추가매수 가능성

김대기 기자(daekey1@mk.co.kr), 정주원 기자(jnwn@mk.co.kr), 오대석 기자(ods1@mk.co.kr) 2023. 2. 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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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SM엔터 2대 주주로
SM 경영진 '이수만 지우기'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 손잡아
카카오 임원 SM에 파견해
K콘텐츠 해외 마케팅 담당
이수만 측과 법정 분쟁 격화

카카오가 7일 SM엔터테인먼트 지분 9.05%를 인수하며 2대 주주에 올라서면서 SM엔터 경영권 분쟁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최대주주이자 창업자인 이수만 프로듀서를 배제하고 미래 비전을 발표한 SM엔터 현 경영진은 카카오를 2대 주주로 끌어들이면서 안정적인 경영을 이끌어 나갈 동력을 얻게 됐다.

다만 창업자인 이 프로듀서가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향후 대결 구도가 격화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M 내부에서는 여전히 이 프로듀서의 영향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이날 인수하기로 한 SM엔터 지분은 9%다.

SM엔터는 현재 최대주주인 이 프로듀서가 지분 18.8%를 보유하고 있고 이어 국민연금(8.96%), KB자산운용(5.12%) 등 기관투자자들과 소액투자자들이 대부분 지분을 가지고 있다. 최대주주이자 창업자인 이 프로듀서 영향력이 크긴 하지만 압도적인 의결권을 행사하긴 어려운 구조다.

실제로 현 SM엔터 경영진은 최근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지분 0.91% 보유)와 손잡고 최대주주 이 프로듀서를 배제시킨 채 새로운 비전을 모색해왔다.

기관투자자들이 이 프로듀서 대신 현 경영진의 손을 들어준 덕분이다. 이번에 카카오가 9%를 보유한 전략적투자자로 합류하면서 현 경영진이 의결권을 행사하는 데 유리한 상황이 됐다. 이날 투자와 함께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SM엔터테인먼트는 3사 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대표는 "앞으로 다각적인 협력을 통해 K컬처의 글로벌 영향력 확장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는 각 사의 해외 파트너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매니지먼트 사업을 함께 추진한다. 나아가 글로벌 오디션을 통해 K팝 아티스트를 공동 기획하는 등 지식재산권(IP)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에도 본격 나설 계획이다.

정보기술(IT)과 문화 간 연계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3사는 카카오가 보유한 인공지능(AI) 기술 역량을 활용해 미래 사업을 공동으로 준비하고 서울 도봉구 창동에 설립 예정인 복합문화시설 '서울아레나'를 활용해 국내 공연 문화 생태계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SM은 카카오로부터 조달한 약 2200억원을 △국내외 레이블 인수(1500억원) △글로벌 퍼블리싱 사업(500억원) △글로벌 사업 확대(200억원) 등에 쓰겠다고 의결했다. 이번 전략적 협약을 통해 SM 이사회에 카카오 측 기타비상무이사 1인도 선임될 예정이다.

향후 카카오의 SM엔터에 대한 영향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카카오가 SM엔터 지분을 추가로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SM엔터 지분 9%를 인수한 상황에서 추가 지분 인수를 통해 카카오엔터의 우회상장을 지원하는 방안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사 간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소식에 창업주이자 SM 최대주주인 이 프로듀서가 공개적으로 반발하면서 SM의 경영권 분쟁이 법적 다툼으로 번지게 됐다. 이 프로듀서의 대척점엔 SM 지분을 단 1%대만 보유했지만 우호 지분을 확보해 경영진을 압박해온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있다. 결국 창업주와 현 경영진 사이에서 법적 대응을 불사한 돌이킬 수 없는 내분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공시된 이사회 의결 사항에서도 이 프로듀서 라인과 현 경영진의 대립각이 드러났다. 이성수·탁영준 공동 대표이사와 박준영 사내이사 등 경영진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 건에 모두 찬성했다. 반면 이 프로듀서의 경복고 동문으로 알려진 지창훈 사외이사만 반대 표를 던졌다. 이 프로듀서 측은 경영진을 겨냥해 "회사의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지배 관계에 대한 영향력에 변동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제3자에게 신주 또는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법하다"고 밝혔다.

이날 카카오 주가는 전일 대비 2800원(4.29%) 상승한 6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비해 SM엔터 주가는 2100원(2.28%) 하락한 9만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김대기 기자 / 정주원 기자 /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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