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영끌 대한항공 마일리지, 두달뒤 최대 40% 증발

서진우 기자(jwsuh@mk.co.kr) 2023. 2. 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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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4월부터 마일리지가치 대폭 삭감
인기노선일수록 공제율 인상
"파리 가려다 발리도 못갈 판"
빈좌석 찾기도 하늘의 별따기
1등석 보너스 항공권 환산땐
1마일당 가치 91원→54원
숙박권·책구매땐 6~7원 불과

오는 4월 이후 발권되는 항공권부터 대한항공 마일리지 정책이 바뀐다. 마일리지로 티켓을 구매할 때 1마일리지당 가치를 환산하면 장거리 노선일수록, 좌석 등급이 높을수록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일리지를 사용해 여행 계획을 짜고 있는 사람들은 이 같은 마일리지 정책 변화를 눈여겨봐야 한다.

7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4월 1일부터 마일리지 정책이 대폭 바뀐다. 기존에는 국내선 1개와 동북아시아,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미주·구주·대양주 등 4개 국제선 지역별로 마일리지를 일괄 공제했다. 하지만 정책 변경 이후에는 지역별이 아니라 운항거리에 따라 국내선 1개와 국제선 10개로 기준이 세분화된다. 핵심은 장거리 여행을 할수록 마일리지 차감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국내선을 보면 서울~제주 구간 편도 가격이 평균 10만원이고, 마일리지로 티켓을 구매하면 5000마일(평수기 기준)이 필요하다. 이를 감안하면 1마일리지는 20원의 가치를 지닌다.

장거리 노선인 국제선 티켓을 마일리지로 구매하면 가치는 더 커진다. 가장 인기 있는 노선인 인천~뉴욕 편도 가격은 4월 1일행 기준 이코노미석 130만원, 프레스티지석 429만원, 일등석 730만원이다. 해당 항공권을 마일리지 개편 전인 오는 3월까지 발권하면 각각 3만5000마일, 6만2500마일, 8만마일이 필요하다. 이 경우 1마일리지가 갖는 가치는 이코노미석 37원, 프레스티지석 69원, 일등석 91원이다.

하지만 4월 1일부터 같은 티켓을 구매할 때 필요한 마일리지는 이코노미석 4만5000마일, 프레스티지석 9만마일, 일등석 13만5000마일로 급등한다. 이 경우 1마일리지가 갖는 가치는 이코노미석 29원, 프레스티지석 48원, 일등석 54원으로 뚝 떨어진다.

이에 따라 호텔·항공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커뮤니티 한 회원은 "5월에 해외여행을 가려고 마일리지를 '영끌(끌어모음)'했는데 인기 있는 노선만 마일리지 차감 기준이 높아졌다"며 "마일리지 차감 인상률이 너무 심하다"고 지적했다.

보너스 항공권을 구입하기 위해 마일리지를 쓰려 해도 사용 가능 좌석이 편당 5%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 역시 소비자 불만을 부추긴다.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좌석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경우가 허다한 셈이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은 "항공권 티켓 예매는 360일 전부터 가능한데, 티켓 예매가 시작되면 인기 있는 노선의 일등석과 비즈니스석 마일리지 구매는 광속으로 마감된다"며 "어렵게 모은 마일리지를 대체 어떻게 쓰란 말이냐"고 토로했다.

마일리지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커지자 대한항공은 보너스 항공권 구입 외에 호텔 숙박이나 쇼핑 등에도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호텔의 경우 서귀포칼호텔과 그랜드하얏트인천, 하와이 와이키키리조트 등에서 마일리지를 사용해 숙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곳에 마일리지를 사용하면 보너스 항공권에 쓸 때보다도 훨씬 손해를 본다. 서귀포칼호텔은 주말 요금이 19만원 정도인데, 여기에 필요한 마일리지는 2만2000~3만마일이다. 최대 3만마일이 소요된다고 가정하면 1마일리지 가치는 6원에 불과하다.

대한항공은 이 밖에 키자니아나 제주민속촌 입장권, 이마트 상품권 구입에도 마일리지를 쓸 수 있게 해놨다. 이마트 1만원 상품권은 1400마일로 구입할 수 있다. 이 경우 1마일리지 가치는 7원에 그친다. 최근 대한항공은 교보문고에서 1만원짜리 도서를 구입할 때도 이마트와 마찬가지로 1400마일을 차감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새로 추가했다. 1마일리지 가치는 7원으로 같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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