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핵심사업 모두 '선방'… HD현대, 올해도 실적순항 모드
2018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조선·에너지·건설기계로 핵심 사업 부문을 나눈 HD현대그룹이 올해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동안 발목을 잡았던 조선업 부문은 올해부터 고가 수주 선박의 인도가 시작되면서 수익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에너지와 건설기계 부문 역시 수요 증가로 실적 순항을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7일 HD현대는 지난해 매출 60조8497억원과 영업이익 3조387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114%, 226%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3월 연결 편입된 한국조선해양 실적이 포함되고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지난해 전체 실적이 반영되면서 실적 상승폭이 두드려졌지만 주요 계열사 실적도 회복됐다. HD현대의 조선업종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매출 17조3020억원과 영업손실 355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15조4934억원) 대비 11% 증가했으며 영업손실 규모는 2021년(1조3848억원) 대비 1조원 이상 줄었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삼호중공업(80.5%)·현대중공업(79.7%)·현대미포조선(42.4%)의 지주회사다. 매출면에서 지난해 한국조선해양 계열사들은 선방했다. 2025년까지 수주 잔량을 확보해 놓았고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가격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8.8% 늘어난 9조455억원, 현대미포조선은 전년 대비 28.7% 증가한 3조7169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특히 현대삼호중공업은 전년 대비 9.6% 늘어난 매출 4조6464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77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계열사들은 지난해 신규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한 데 이어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신규 수주 가이던스(전망치)를 제시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신규 수주 전망치를 37억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지난해 실제 신규 수주 38억달러와 유사한 수치다.
STX중공업 인수전에도 참여해 '몸집 불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시너지가 큰 회사는 적정가치를 많이 쳐줄 수 있다"며 "(STX중공업은) 우리가 생각하는 페어밸류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로 대표되는 에너지 부문도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대폭 늘었다.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개선으로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68% 상승한 34조95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유가와 환율이 동반 하락하면서 정유 부문 이익이 전 분기 대비 감소했지만 올해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OPEC+ 감산 기조 등으로 에너지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수요가 줄어들면서 유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중국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산유국에서 공급을 제한해 유가는 강보합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가 흐름은 예측하기 어렵고, 지난해 4분기 낮아진 원유가로 인한 재고평가 손실이 올해 상반기까지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오일뱅크의 재고평가손실은 1500억원으로 예상되며 재고평가손실 일부는 올해 2분기까지 영향을 줄 전망"이라고 말했다.
건설기계 부문에서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실적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기계 부문 중간지주사인 현대제뉴인 관계자는 "현대건설기계는 북미·신흥 시장에서 원자재 수요가 지속되면서 올해도 채굴용 건설기계 수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주요 계열사인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매출액 4조7561억원, 영업이익 3325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3%, 25%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매출액이 5조1608억원, 영업이익이 3844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전망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투자와 자원 관련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선진국 건설기계 시장과 엔진사업부가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별 맞춤형 전략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제품 판매가를 인상하며 수익성 높은 제품의 판매를 높여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16% 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세 사업 부문을 제외한 계열사들도 지난해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선박 리트로핏과 선박 부품 서비스 수주 호조로 전년 대비 22.6% 늘어난 매출 1조3338억원을 벌어들였고, 영업이익은 1419억원으로 전년 대비 25.8% 성장했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태양광 사업 호조로 매출 9848억원과 영업이익 902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현대로보틱스 역시 매출 1807억원, 영업이익 106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강인선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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