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잃은' 에셋플러스?…잇단 ETF 출시에 투자자 '뿔났다'

최성준 2023. 2. 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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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셋플러스운용, 기존 상품 부진에도 신상품 출시
새 상품 출시에 투자자들 운용능력 분산 '우려'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 부진에 시달리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새로운 상품을 내놓은 가운데 이를 둘러싼 투자자들의 불만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존 상품의 성과가 부진한 상황에서 신상품이 나오면 수익률 개선이 어려울 수 있고, 이는 에셋플러스운용이 주창하는 소수펀드 운용원칙을 위배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에셋플러스 투자자 "소수펀드 원칙 어디 갔나"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셋플러스자산운용는 지난달 31일 '에셋플러스 글로벌영에이지액티브'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에셋플러스 글로벌영에이지액티브는 에셋플러스운용의 5번째 액티브 ETF로, 15~39세 사이의 '영에이지' 소비자가 주된 소비층인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구성 종목에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HM), 포르쉐, 에르메스(Hermes), 룰루레몬, 애플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상품이 출시된 뒤 기존 에셋플러스운용 ETF 투자자들은 포털사이트 종목토론방과 회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상장한 ETF 성과가 미진한 만큼 이를 개선하는 게 우선인데, 신상품 출시로 성과 개선에 써야 할 운용 집중력이 분산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S&P500지수 및 에셋플러스 글로벌플랫폼액티브 ETF 성과 비교/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들의 말처럼 에셋플러스운용이 앞서 출시해 운용 중인 액티브 ETF의 성과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지난 2021년 11월16일 출시한 '에셋플러스 글로벌플랫폼액티브'의 상장 후 수익률은 마이너스(-)41.6%로 같은 기간 비교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수익률 -12.5%를 크게 밑돌고 있다.

투자자들은 특히 최근 에셋플러스운용의 행보가 가치투자를 표방하며 소수펀드 운용에 집중한다는 회사 운용철학에 반대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에셋플러스운용은 소수펀드 운용, 일등기업 장기투자, 투자자와의 소통 3가지를 원칙으로 강조하고 있다. 운용철학 소개문에선 "유행에 따라 펀드를 많이 만들면 운용 능력이 분산되고 결국 방치하게 되며, 피해는 투자자에게 돌아간다"면서 "소수펀드 원칙을 지켜 고객자산을 끝까지 책임질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 투자자는 에셋플러스운용 유튜브 채널에 단 댓글에서 "소수펀드를 외친 에셋플러스의 마지막 액티브 ETF였으면 좋겠다"며 "기존 ETF가 반 토막이 난 상황에서 새 상품을 계속 출시하면 기존 투자자들이 계속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에셋플러스운용 관계자는 "소수펀드 원칙은 운용역 집중 여부가 중요한데 내부적으로 충분히 집중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생각해 펀드를 늘린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글로벌 ETF 라인업을 4개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과 부진에도 '비싼 보수'는 유지

높은 보수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현재 에셋플러스운용은 ETF 업계에서 가장 높은 보수를 책정하고 있다.

새로 상장한 글로벌영에이지액티브 ETF를 포함해 기존에 상장한 '에셋플러스 글로벌플랫폼액티브'와 '에셋플러스 글로벌대장장이액티브'의 총보수는 0.99%에 이른다. 이는 국내 전체 ETF 총보수 평균인 0.32% 대비 0.67%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액티브 ETF가 패시브 ETF보다 더 높은 보수를 책정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비싼 편이다.

ETF를 비롯한 펀드 성과에 있어 보수는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보수 비용은 산더미처럼 불어날 수 있다. 이에 세계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 뱅가드그룹의 창립자이자 인덱스펀드의 창시자인 존 보글은 펀드 비용 최소화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일부 에셋플러스 ETF 투자자들은 펀드 수익률 회복을 위해 펀드 보수를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에셋플러스운용은 현시점에서 펀드 보수 조정은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에셋플러스운용 관계자는 "자사 ETF 보수는 다른 ETF와 비교하면 높지만, 일반적인 공모펀드 보수와 비교하면 낮다"며 "대표 상품인 리치투게더펀드 장기 운용 성과를 고려하면 현재 보수는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상장 후 3년이 넘은 시점에도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보수 조정을 논의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최성준 (cs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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