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아니라도 파격지원 … 日 '반도체 국산화' 올인
첨단 이어 범용 반도체 포함
일본·해외 기업 상관없이
국내에 생산설비 투자하면
최대 3분의 1 지원·보조
일본 정부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와 일본 키옥시아의 자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 등을 지원한다.
또 파워반도체를 비롯해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범용 제품의 생산설비 지원에 나선다. 자국 내 생산설비 투자 중 최대 3분의 1을 지원·보조함으로써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전기차용 반도체 등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지원책을 결정했다. '10년 이상 생산 지속' '수급 압박 시 일본 내 우선 공급' 등의 조건으로 설비 투자 중 3분의 1을 지원·보조하기로 했다.
경제안보법에서 '특정중요물자'로 지정된 범용 반도체에 대한 지원 내용을 결정한 것이다.
이미 지원이 결정된 라피더스의 첨단 반도체 양산 계획뿐만 아니라 범용 제품도 대상에 포함시켜 공급망 전반을 강화하려는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라피더스는 도요타, 키옥시아 등 8개 일본 업체가 반도체 산업을 키우기 위해 작년 11월 설립한 회사다.
이번 지원 방안은 일본·해외 기업에 상관없이 일본 내에 투자를 진행할 때 적용된다. 전기차에 탑재돼 전압·충전 등을 제어하는 파워반도체, 자동차에 활용되는 마이크로컨트롤러, 소리 등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아날로그반도체 등에 대해서는 설비 투자 중 최대 3분의 1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설비 투자는 최대 3분의 1을, 반도체 원재료 설비 투자는 최대 2분의 1을 지원한다.
일본 정부는 이번 지원 방안을 위해 2022년도(작년 4월~올해 3월) 보정(추가경정) 예산에서 3686억엔(약 3조5000억원)가량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번 지원 방안을 포함해 일본 정부가 반도체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와 자국 내 생산 확대 등을 위해 시스템·메모리 반도체나 첨단·범용 제품 지원·보조에 투입하기로 한 금액은 총 2조엔에 달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2020년 후반부터 차량용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부족 현상이 벌어지면서 일본은 물론 미국·유럽 등도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일본은 자국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보조금을 주는 카드를 꺼냈다. 일본 정부는 TSMC가 일본 소니·덴소와 구마모토현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에 설비투자의 절반인 약 4760억엔을 지원한다. TSMC 구마모토 공장에서는 2024년 말에 생산이 시작되고 제품은 일본에 우선적으로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TSMC의 이바라키현 반도체 연구개발센터에도 사업비의 절반가량인 190억엔을 지원했다.
일본 정부는 키옥시아가 미국 반도체 대기업 웨스턴디지털과 함께 이와테현에 건설 중인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장 건설에 투자금의 3분의 1가량인 929억엔을 지원한다. 또 일본 정부는 미국 마이크론의 히로시마 D램 공장 증설 투자를 지원한다.
일본 정부는 작년 5월 국회를 통과한 경제안보법을 활용해 반도체를 비롯한 중요 물자의 공급망 강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TSMC와 키옥시아에 대한 지원도 경제안보법이 적용된 사례다. 도요타, 키옥시아, 소니, NTT, 소프트뱅크 등 8개 업체는 일본 반도체 산업을 키우기 위해 작년 라피더스를 설립했다. 라피더스는 미국 IBM과 일본 차세대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두 회사는 2027년까지 회로선폭 2나노 공정을 개발해 반도체 칩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반도체는 미세공정을 통해 회로선폭을 줄일수록 성능과 생산 효율 등을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24년 2나노 제품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이케 아쓰요시 라피더스 사장은 "IBM의 기술을 습득하고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아 차세대 반도체를 개발할 자신이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 김규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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