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도 힘 축적중 … 안전지대 절대 아냐"

지진 전문가들의 경고
판 경계지역 아닌 내부지만
日 난카이해구 강진 땐 타격
수도권까지 연쇄지진 가능성

수많은 사상자를 낸 이번 튀르키예 지진은 유라시아판과 아라비아판, 아프리카판 등 여러 지각판이 만나는 지점에서 발생했다. 과거에도 수차례 지진이 발생했던 지역이다. 다만 이번에는 기존 지진과는 다른 단층에서 발생했으며, 추가 지진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한국 역시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 한반도 인근 지역에서 강한 지진이 발생할 경우 그 영향으로 수도권에서도 고강도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7일 조창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튀르키예 지진 지역은 150년마다 규모 7.0 지진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던 지점이다. 이번 지진 규모는 7.8로, 예상보다 큰 지진이 발생했다"며 "이번 지진이 새로운 지각변동을 일으켜 인근 단층을 불안하게 만들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전했다. 통상 지진 규모가 1 높아지면 진폭은 10배 커지는 것으로 계산된다.

이번 튀르키예 지진은 동아나톨리아 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형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여러 학자들이 경고했던 지역이다.

아나톨리아 단층은 크게 튀르키예의 북서 지역을 가로지르는 북아나톨리아 단층과 동남쪽의 동아나톨리아 단층이 있는데, 북아나톨리아 단층에서 주로 지진이 발생하며 동아나톨리아 단층에서는 상대적으로 힘이 배출되지 않고 누적된 상태로 있었기 때문에 대형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돼왔다. 향후 이 지역에서 추가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 그동안 쌓여왔던 힘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북아나톨리아 단층의 경우 1900년대 초반부터 연쇄적으로 지진이 이어진 뒤 현재 안정화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주요 지진대인 판의 경계 지역에 위치해 있진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도 '안전지대'로 볼 수 없다고 강조한다. 최근 수차례 지진이 발생했던 경주·포항 일대뿐 아니라, 수도권도 위험하다는 것이다. 판의 경계선이 아닌 판의 내부에 위치해 있긴 하지만 최근 들어 판 내부에 힘이 축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근 환태평양조산대에서 대형 지진이 발생할 경우 응축돼 있던 힘이 풀려나며 수도권까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환태평양조산대에 있는) 일본 난카이해구 등에서 규모가 큰 지진이 발생하면 한반도에도 연쇄적으로 큰 지진이 올 가능성이 있다"며 "수도권도 절대 안전하지 않다. 굉장히 위험하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희영 기자 / 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