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선언' 40주년에 삼성디스플레이 찾은 이재용
퀀텀 점프 만든 할아버지처럼
업황 부진 겪는 디스플레이서
공격적 투자로 위기돌파 각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깜짝' 방문했다. 디스플레이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 회장이 의외의 방문지를 고른 것은 선제적·공격적 투자로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충남 아산의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이 회장은 생산라인을 둘러본 뒤 주요 경영진과 정보기술(IT) 기기용 디스플레이 시장 현황, 전장용 디스플레이 사업 현황,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 로드맵 등에 대해 논의하고, 기술 개발 상황도 점검했다.
이후 직원들과 간담회를 열어 현장 직원의 목소리도 청취했다. 이 회장은 "끊임없이 혁신하고 선제적으로 투자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실력을 키우자"고 언급하며 미래 핵심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은 이병철 창업회장의 '도쿄선언' 40주년을 하루 앞둔 날이다. 이 창업회장은 1983년 2월 8일 일본 도쿄에서 한국에 전화를 걸어 반도체 사업 진출 계획을 알렸다. 이는 한국 기업사(史)에서 '퀀텀 점프'의 순간이자 '반도체 신화'의 시작점으로 꼽히는 도쿄선언으로 기억된다. 이후 삼성전자는 통상 18개월 이상 걸리는 반도체 공장을 6개월 만에 지었고, 그해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64K D램을 개발했다.
이 회장이 위기의 중심에 있는 디스플레이 사업장을 찾은 것 역시 도쿄선언 당시처럼 위기 극복의 의지를 다지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은 과거 삼성과 LG 등 한국 기업들이 주도했지만, 지금은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글로벌 수요 위축까지 겹치면서 국내 기업들은 '이중고'에 빠진 상태다.
재계에는 이 회장이 디스플레이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준비하기 위한 행보로 이곳을 찾은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새로운 투자를 구상하는 차원에서 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투자와 고용을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경영진에게 주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과의 상생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 역시 이번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회장 취임 이후 광주와 부산을 잇달아 방문한 데 이어 이달 1일에는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을 찾는 등 '지방 사업장'을 방문해왔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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