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니 유착 의혹’으로 궁지 몰린 印 모디…야권 조사 요구 시위

이용성 기자 2023. 2. 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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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아다니 그룹 사태’로 궁지에 몰렸다고 ANI 통신 등 인도 매체들이 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인도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 소속 당원과 지지자들이 6일 뉴델리에서 아다니 회장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전날 뉴델리, 뭄바이, 콜카타 등 인도 주요 도시에서는 아다니 그룹 사태와 관련한 시위가 발생했다. 연방의회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가 주도한 이번 시위의 참가자들은 아다니 그룹 사태에 대한 의회 조사를 요구하며 아다니 그룹 회장 가우탐 아다니와 모디 총리 간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시위대는 일부는 모디 총리와 아다니 회장의 인형을 불태우기도 했다.

인도 최대 기업 중 한 곳인 아다니 그룹은 지난달 24일 미국 행동주의 펀드 힌덴버그 리서치가 주가조작, 분식회계 의혹 등을 제기한 후 주가가 폭락하며 시가총액이 1200억 달러(약 150조 원) 가량 증발했다.

이에 따라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아다니 항만, 아다니 전기의 신용등급 전망을 종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리는 등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아다니 회장은 대학 중퇴 후 뭄바이에서 다이아몬드 거래상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 이후 1988년 현재 그룹 주력 회사인 아다니 엔터프라이스를 설립해 무역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이후 1995년 고향인 구자르트주에서 민간 항구 운영권을 획득하며 인도 재벌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다니 그룹이 운영하는 각 공항의 이용객 수가 인도 항공교통 전체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아다니 그룹은 또 미국의 최대 공항운영업체, 발전기 및 도시가스 소매업체도 소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재생에너지, 그린수소 생산 관련 대규모 투자 계획을 선보이며 친환경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다니 회장은 최근 오는 2030년까지 총 700억달러를 투자해 아다니 그룹을 세계 최대 재생에너지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됐거나 회계부정 등을 자행하는 기업을 공매도로 공격하는 행동주의 펀드다. 2020년 니콜라가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며 이 회사의 주식에 공매도를 걸었고, 니콜라 창업자 트레버 밀턴은 사기혐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그는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이 사건을 계기로 힌덴버그는 월가에 널리 알려졌으며, 이후 그의 펀드는 행동주의 펀드로 명성을 얻고 있다.

아다니 그룹이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모디 총리와 유착설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아다니와 모디 총리는 모두 서부 구자라트주 출신이며, 모디는 2001∼2014년 구자라트주 총리에 이어 2014년부터 연방 총리를 역임하고 있다.

아다니 회장은 모디 총리와 유착 덕분에 거부가 됐다는 야권 등의 주장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는 최근 인디아투데이TV와 인터뷰에서 “그러한 주장에는 근거가 없다”며 “내 직업적 성공은 어떤 개인 지도자로 인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인도 정부도 아다니 그룹 문제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며 거듭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내년 총선에서 3연임을 노리는 모디 총리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INC 등 과거 집권 세력의 부정부패를 집중 공격하며 청렴한 이미지를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아다니 그룹에 대한 조사를 두고 여야 간 격돌도 이어지면서 의회는 전날까지 사흘간 정회됐다.

시브 판다이 우타르프라데시주 INC 사무총장은 “일반인이 아다니의 회사에 투자했는데 정부는 일반인이 아니라 아다니를 지원하며 구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권은 또 인도생명보험공사(LIC), 스테이트뱅크오브인디아(SBI) 등 공영 업체가 아다니 그룹에 밀어주기식 투자를 했다가 큰 손실에 노출됐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LIC는 아다니그룹의 주력사 아다니 엔터프라이즈의 지분 4.23%를 갖고 있고 아다니 항만(9.14%), 아다니 토털가스(5.96%) 등에도 투자했다.

SBI는 아다니그룹에 약 2천700억 루피(약 4조1천억 원)가 물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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