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좌빨 청소 중" 김미나 창원시의원의 SNS 의정활동
*보도 내용에 특정 지역, 계층, 성적 지향에 대한 혐오 표현이 있으니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막말로 의회 출석 정지 징계를 받은 김미나 경남 창원시의원(국민의힘)이 자신의 SNS에서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혐오 발언을 일삼고, 청년과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를 향해서도 상습적 막말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국방의 의무와 납세의 의무마저 부정하는 게시물도 올렸다.
뉴스타파는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김 의원이 SNS에 올린 게시물들을 살펴봤다. 김 의원은 지난해 6월 전국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창원시의원에 당선됐다.
① 지역주의 조장 혐오 발언
김 의원은 지난해 6월 3일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자 유권자인 국민을 향해 “뇌가 없다”고 조롱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게시물에는 “(인천) 계양을은 호구”라며 “양아치(이재명)에게 (국회의원) 뱃지 달아주는 계양을 주민들은 뇌가 없다”고 적혀 있다.
김 의원은 6월 2일에도 “즐라도는 과학”이라며 “공산당 같다”는 지역 혐오 발언을 게재했다. “김정은 똘만이”라는 댓글에 공감을 표시한 사실도 확인된다.
김 의원의 지역 혐오 발언은 상습적이었다. 또 다른 게시물에는 “전라도가 북한처럼 너무 낙후되어 있어서 피해의식에 찌들었다”는 표현도 등장한다. 문재인 정권을 비난하기 위해 쓴 글인데, 댓글창을 보면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폄훼 댓글을 단 사실이 확인된다. 김 의원은 평소 SNS를 통해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명단 공개를 주장해왔다.
② 청년 기초수급자, 성소수자 향해 막말
김 의원의 막말은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청년과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를 향해서도 이어졌다. 김 의원은 “청년들에 대한 각종 지원 정책 때문에 청년들이 일을 하지 않는다”, “정부 지원 때문에 기초수급자가 늘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기초수급자가 벼슬이냐”며 청년들을 개돼지에 비유한 글에 공감을 표시하고, 청년들을 향해 비속어가 포함된 심한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또 자신이 성소수자를 목격한 일화를 소개하면서 모욕적인 막말을 게재했다. “소름끼친다”, “꿀떨어지는 시선이 더 같잖다” 등 향후 차별금지법이 제정된다면 법적 제재가 가능한 수준의 막말이었다.
③ 일반 시민 상대로 ‘망언’
김 의원은 정치와는 무관한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도 ‘정치적 소신’이라는 이유로 막말을 일삼았다.
경남 창원에서 셀프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 의원은 자신의 고객과 휘발유 요금으로 실랑이가 일자, “별별 싸이코가 다 있다”며 아무 이유없이 고객을 ‘좌파’라고 매도했다.
또, 공무원과 은행 직원들이 점심시간에 자리를 비운 것을 두고는 “교대근무를 해야한다”며 자신이 겪은 불편함을 호소하면서 법으로도 보장된 노동자의 점심 휴식시간 요구가 “노조한테 배운 못된 것”이라고 적었다. 평소 김 의원이 SNS를 통해 민주노총과 화물연대에 대한 끝없는 혐오 발언을 퍼부은 것과 같은 맥락의 글로 보인다.
심지어 김 의원은 사회 기득권을 비판하는 이들에게 “노비는 노비스럽게 살아야 편안하다”는 댓글을 달았다. 과거 “민중은 개돼지”라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막말을 연상케하는 ‘망언’이다.
④ 국방·납세 의무마저 부정하고 “좌빨 청소 중”
김 의원은 국민 세금으로 공직생활을 수행하는 ‘공인’이다. 김 의원의 SNS 활동을 ‘사생활’로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다. 실제 김 의원은 SNS를 통해 자신의 의정활동 모습을 여러차례 공개하기도 했다.
특히 시의회 차원의 사무감사를 앞두고는 “좌파들 보조금 도둑질한 좌파단체들 예산 전부 끊겠다”는 글을 게재했다. 한 지지자가 다른 지자체(강원도) 사례를 들며 “좌파들 청소할 때 박수나 치자고”고 권유하자 김 의원은 “저도 지금 좌빨 청소 중”이란 댓글을 달았다.
그런데 김 의원은 이처럼 자신의 의정활동 기조로 “좌빨 청소”를 강조하면서도 정작 국민의 의무인 국방의 의무와 납세의 의무는 부정하는 취지의 게시물을 올렸다.
먼저 국방의 의무를 부정하는 게시글을 올린 시점은 지난 2020년 12월이다. 당시 김 의원은 “남동생이 국제결혼을 해서 조카들이 전부 이중국적자”라며 “난 걔네들 스무살 되면 미련없이 국적포기하라고 할 거다”라고 적었다. 이는 연예인 유승준 씨가 병역 의무 회피로 국내 입국이 거부되는 상황을 비난하기 위해 쓴 글인데, 결과적으로 병역 기피를 긍정하는 발언으로 읽힌다.
또 시의원이 된 이후에도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 관련, 세금을 낸 것에 불만을 품고, “낼 때마다 부당하다고 생각하면서 낸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최근 김 의원이 경상남도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한 ‘공직자 재산 내역’을 보면 김 의원과 그 배우자는 토지와 건물 등 23억여 원의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⑤ 지우지 않은 이태원 참사 막말
김 의원의 SNS에는 이태원 참사 유족은 물론 참사 희생자를 비난하는 글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자식 팔아 한 몫 챙기자는 수작”이란 게시물은 물론 “놀러 간 것도 즐기러 간 것도 희생이냐”는 댓글이 확인된다. 음주와 마약이 참사 발생 원인이란 취지의 ‘허위사실’과 참사 생존자를 헐뜯는 막말까지 방치돼 있다.
뉴스타파는 김 의원이 의정활동 기간, SNS에 올린 각종 게시물에 대해 현재는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공직자로서 적절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하는지 묻기 위해 연락했지만 아무런 해명도 들을 수 없었다.
한편,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창원시의회와는 별개로 지난해 12월 김 의원을 자체 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이태원 참사 막말에 따른 조치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김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뉴스타파 강현석 khs@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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