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전쟁 때 도움 준 형제국 튀르키예, 이젠 우리가 도울 때
규모 7.8의 강력한 지진이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동남부와 시리아 북부 지역을 강타하며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루 만에 사망자가 4000명에 이르는 등 사상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추위와 악천후 탓에 구호 작업이 지연되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가지안테프는 튀르키예에서 여섯 번째 큰 도시로 인구가 200만명이 넘는다. 이런 곳에서 수천 채 건물이 순식간에 무너졌으니 인명 피해가 컸을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구조 작업이 진행되면 희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세계 각국은 앞다퉈 튀르키예에 긴급구호팀을 파견하는 등 인도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재난 지역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도 신속한 지원을 약속했다. 튀르키예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이스라엘과 앙숙인 그리스도 긴급 지원에 나섰다.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까지 군 수송기와 구조대를 파견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도 110여 명 규모의 긴급구호대를 보내고 의약품 등 구호물품을 군 수송기를 통해 전달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외교부와 현지 공관이 튀르키예 당국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외교부를 중심으로 추가 지원이 필요할 경우 방안을 적극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튀르키예는 우리나라와 유독 인연이 깊은 국가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어느 나라보다 빨리 파병을 결정한 나라가 튀르키예다. 피로 맺은 '형제의 나라'라는 사실은 한국과 튀르키예가 여전히 굳건한 우호 관계를 맺고 있는 토대가 되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는 3·4위전에서 만나 더 친근감을 갖게 됐다. 튀르키예에서 K팝과 K드라마 등 한류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두 나라가 특별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윤 대통령은 희생자 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며 "튀르키예는 1950년 공산 침략에 주저하지 않고 즉각 파병을 한 형제국"이라고 했다. 지금이야말로 예상치 못한 재난으로 아픔을 겪고 있는 형제국 튀르키예를 우리가 도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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