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일 감독과 '소통' 돌아본 윤빛가람…"이견 끝에 난 2군으로"
수원FC서 프로 첫 주장직…"이승우 득점 최대한 도와줄 것"
(서귀포=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많은 팬분이 잘못 알고 계시는 게 있어요. 제가 훈련을 안 한다고 클럽하우스를 뛰쳐나간 게 아니라 훈련을 시켜주지 않아 못한 겁니다."
프로축구 K리그1 수원FC에 새로 둥지를 튼 미드필더 윤빛가람(33)은 제주 유나이티드의 남기일 감독과 관계를 돌아보며 "소통이 부족했다"고 짚었다.
윤빛가람은 7일 제주 서귀포 빠레브호텔에서 진행된 '2023 K리그 동계 전지 훈련 미디어 캠프'에서 "나도 (남 감독님의) 기사를 봤다. 소통이 많이 없었다"며 "많이 없었던 게 (그간) 한, 두 번 정도 있었던 것 같다. 그로 인해 나는 2군으로 갔다"고 말했다.
지난해 제주에 합류한 뛴 윤빛가람은 남 감독의 구상에 들지 못해 좀처럼 출전 시간을 받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4월부터 무려 4개월이나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고, 여름 이적시장 기간에는 트레이드 대상으로 자주 거론되기도 했다.
결국 그는 지난달 초 이기혁과 트레이드를 통해 남 감독을 떠나 수원FC로 합류했다.
남 감독은 이날 앞서 열린 회견에서 윤빛가람을 언급하며 미안함을 전했다.
그는 "윤빛가람과 대화를 많이 못 해 아쉬웠다. 감독으로서 많은 공부가 됐던 선수"라며 "많이 경기에 내보내지 못한 데 개인적으로도 미안한 마음이 있다. 서로 생각이 일치하지 않았던 건 앞으로 반복하고 싶지 않은 소통의 문제였다"고 돌아봤다.
이를 전해 들은 윤빛가람은 "몇 안 되는 소통 속, 서로 맞지 않는 생각들이 오갔다. 그로 인해 난 2군으로 가게 됐다"며 "작년에 힘들었고 상처를 많이 받았다. 프로 생활 중 처음 당해보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미안하다고 하셨다는데, 왜 그때는 그러시지 못하셨을까 아쉬운 생각이 든다"며 "내가 다 잘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더 소통하면 풀 수 있었던 문제였는데 아쉽다"고 덧붙였다.
아쉬운 제주 시절과 달리 수원FC에서는 합류 즉시 주장이라는 중책을 받았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윤빛가람을 지난 시즌 중간에도 영입하려 했다. 그런 유형의 선수가 필요했다"며 "선수에게 동기를 부여해주려 했다. 주장 경험이 한 번도 없던데, 팀을 이끌고 헌신적으로 임해주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윤빛가람은 "새 팀으로 이적하면서 책임감과 애정을 갖고 싶어 주장직을 받아들였다"며 "경기 중 힘든데도 한 번 더 나서서 다독거리게 된다. 다른 선수들도 이런 책임감을 공유하며 같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빛가람의 합류를 가장 반기는 선수는 수원FC의 간판 이승우다.
그는 "새로운 선수가 주장을 하게 됐는데 축구천재였지 않나. 그런 윤빛가람 형이 (주장으로서) 책임감까지 가진다면 이번 시즌 얼마나 잘할지 벌써 기대가 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모든 선수가 훈련, 연습경기 중 (윤빛가람의) 패스와 킥을 보면 놀라게 된다"며 "이번 시즌 윤빛가람 형과 축구를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에 온다고 했을 때 믿지 않았다"며 "(제주 시절의 일화가) 윤빛가람 형에게는 좋지 않은 일이지만, 이런 선수가 올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 이제는 편안하고 즐겁게 축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윤빛가람도 환영해준 이승우에게 어시스트로 보답하고 싶다며 화답했다.
윤빛가람은 "작년에 제주에 있던 주민규 선수가 내게 도움을 20개나 해달라고 했다. 그런데 경기에 많이 나오질 못해 그러지 못했다"며 "20개까지는 아니더라도 승우에게 최대한 많은 어시스트를 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감독이 제시한 새 시즌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 감독은 구단 역대 최고 순위인 5위보다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했다.
윤빛가람은 "최소 5위를 생각하고 있다. 팀 구성을 보니 충분히 가능하다"며 "작년에 (수원FC가) 아쉬웠던 부분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모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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