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전날 쓰러진 그녀, 3명 생명 살리고 하늘로 떠났다
크리스마스 이브 앞두고 뇌사상태
생전 생명 나눔 실천 꿈꾸며 장기 기증 서약
남편 “삶의 끝에서 타인 도운 아내, 자랑스럽다”
충남 당진에서 댄스스포츠 학원을 운영하던 임영선(48)씨에게 두통 증상이 생긴 건 지난해 12월 22일 저녁이었다. 단순히 ‘머리가 무겁구나’ 생각하고 잠들었던 임씨는 그러나 다음날 아침 일어나지 못했다. 남편이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지만 뇌사상태가 되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은 지난 1일 단국대천안병원에서 임씨가 뇌사 장기 기증으로 간장과 신장(좌·우)을 기증해 3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고 7일 밝혔다.
기증원에 따르면, 충남 예산에서 1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임씨는 차분하고 조용하고 남들을 챙기는 자상한 성격이었다. 남들에게 베푸는 걸 좋아해 뭐든 넉넉하게 사서 주변 사람들과 나눴다.
평소 댄스스포츠를 하면서 건강을 유지한 임씨였기에 지인들은 그가 다시 일어날 것이라 믿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상태는 안 좋아졌다. 뇌사에 빠진 시각, 임씨의 제자들은 12월 24일인 스승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파티 준비에 한창이었기에 안타까움을 더했다. 생전에 누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생명 나눔을 실천하고 싶어한 임씨의 바람을 지켜주려고 가족은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
남편 이병준씨는 “삶의 끝에서 타인을 돕는 일이기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아내도 흙으로 돌아갈 몸인데 필요한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도와주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 영상 속에서는 여전히 건강한 모습으로 웃고 있는데,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힘들다”며 “마지막 한번만이라도 다시 보고 싶다”고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삶의 끝에서 다른 아픈 이들을 위한 기증을 결심해 주신 임영선님 가족과 기증자에게 감사하다”며 “생명 나눔을 실천해준 그 숭고한 결정이 아름답게 기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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