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수요 폭발, 얼마만큼 사실일까

장주영 매경닷컴 기자(semiangel@mk.co.kr) 2023. 2. 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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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요 항공사와 여행사, OTA(Online Travel Agency) 등에서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했다, 회복세가 가파르다 등의 자료가 부쩍 늘었다. 실제로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지난 설 연휴 닷새 간 하루 평균 12만여 명이 다녀가며, 2021년 설과 비교해 1290%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인천국제공항 / 사진 = 매경DB
하지만 일각에서는 특정한 시기 또는 상황에 따른 쏠림 현상을 부각한 것일 뿐 아직 정상적일 때와 비교하면 미흡한 수준이라고 냉정한 분석을 내놨다. 사실상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부의 공식자료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국토교통부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1월과 지난 1월을 대비한 국제선 수치를 집계해 발표했다. 그 결과 국제선 운항편수는 약 60%, 국제선 이용 여객 수는 약 58%, 인천공항 여객 수는 약 62%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0월 말부터 일본 베트남 태국 등 중·단거리 노선의 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제 항공 운항노선 또한 확대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국제선 월별 운항편수 추이 / 사진 = 국토교통부
실제로 지난해 10월과 12월 국제 여객 수는 2019년 같은 달 대비 각각 약 35%, 약 53% 수준으로 회복했고, 올 1월에는 설 연휴기간인 1월 21일부터 24일에 해외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약 58%선까지 올라갔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일본의 경우 지난해 10월 단행한 일본의 무비자 입국 허용 등 방역 규제 폐지와 함께 엔저 현상이 맞물리면서 지난 1월 여객 수는 133만 명으로 지난해 8월의 16만 명 대비 약 8.3배 증가했다. 또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20년 1월과 대비하면 약 10.8% 상회한 실적을 기록했다.

주요지역 국제선 실적 추이 / 사진 = 국토교통부
지난해부터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 여행 수요도 증가하면서 아시아 노선 여객 수는 뚜렷한 단계적 회복세를 띠며 지난 1월 여객 수 회복률은 약 66% 수준인 218만 명을 나타냈다.

반면, 중국의 경우 지난해 12월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을 폐지해 항공운항 회복의 기대감이 있었으나, 중국 내 코로나 확산세가 증가하면서 중국발 입국객에 대한 방역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지난 1월 여객 수는 10만 명에 그치며 회복률 역시 8%에 머물렀다.

대륙별 공급석 회복률 추이 / 사진 = 국토교통부
결국 한창 해외여행 수요가 상승곡선을 그릴 때와 현재를 비교하면 60%선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수치는 타국과 비교해도 낮은 편이다. 2022년 전 세계 항공운항 회복률(국내+국제 공급석 기준)은 2019년 대비 약 80% 수준이었다. 아시아와 대양주의 경우 약 70% 이내로 타 지역에 비해 다소 낮았지만 한국보다는 10% 가량 높았다.

글로벌 항공정보 제공업체 OAG는 올해 6월 기준, 전 세계 항공운항 예상 회복률을 90%로 예측했다. 중남미는 105%, 북미 100%, 아프리카 98%, 유럽 90%, 아시아 80%선까지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의 코로나19 발생 이전 회복은 2024년 하반기로 전망했다.

인천국제공항 / 사진 = 매경DB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잠재했던 여행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맞다. 그래서 보복여행이라는 말까지 나오지 않았냐”며 “하지만 급하게 먹은 밥은 체하기 마련 아닌가. 일희일비하며 시장 분위기를 너무 몰아가는 것은 보기 좋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큰 병을 앓고 난 뒤 회복 기간이 오래 걸리듯, 여행 또한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이라 본다”면서 “서두르지 않고 돌다리 두드리듯 나아가야 업계도, 여행자도 건강한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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